확장성 심근병증 환자 심장 이식수술 성공

[의학신문·일간보사=박재영 기자] 영남대병원(병원장 신경철)은 최근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던 60대 환자의 심장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14일 밝혔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심부전으로 진행되어 호흡곤란,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심장의 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예후가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영남대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를 받던 중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영남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신속히 에크모를 삽입했고, 이러한 치료에도 심장의 정상 율동이 돌아오지 않아 심장내과에서 심방중격결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좌심방에서 혈액을 빼내어 에크모에 연결하는 시술(left atrial venting via septostomy)을 시행했다.

심기능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예측한 의료진은 장기이식센터의 이식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이식 후 예후를 좋게하기 위해 에크모 상태에서 공여 장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가 기계 호흡에 의존하게 하지 않고, 기계를 삽입한 다음 날 바로 발관(extubation)하여 정상 생활을 이어가도록 유도했다.

이식수술에는 최근 미국 의료계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는 선진적인 방법이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심장이식 수술 방식에서는 심장이 뛰기 전 혈관을 다 연결한 후 심장을 재관류하게 한다.

그러나 이번 수술을 집도한 심장혈관흉부외과 심훈보 교수는 좌심방과 대동맥을 먼저 연결한 후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나머지 혈관을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공여자 심장에의 재관류를 앞당겨 허혈시간을 단축하여 공여자 심장이 수술 후에 회복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현재 환자는 이식수술 후 첫 번째 조직검사와 퇴원 후 시행한 두 번째 조직검사에서도 면역거부반응 없이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

심훈보 교수는 심장이식 전까지 환자의 컨디션을 향상시켜 이식수술 후 경과를 좋게 만드는 것을 가교 치료(Bridge to Transplantation: BTT)라 한다. 이번 수술은 이러한 가교 치료가 잘 적용된 사례라는 소감을 말했다.

심장내과 최강운 교수는 이식수술은 진료과 간의 협조와 의료진의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남대병원의 강점인 다학제 협진을 바탕으로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소중한 심장이 건강하게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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