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박성미 교수팀, ‘관상동맥 협착 없는 환자 202명 대상 분석’
약 40%가 미세혈관 기능장애 동반…여성이 남성보다 48% 높아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국내 연구팀이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에 있어 남녀 간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 주목된다.

고대안암병원(원장 한승범)은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사진>팀(김소리‧김미나 교수)이 최근 협심증 의심환자에서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과 부하에 따른 미세혈류 속도의 남여 차이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관상동맥 미세혈관 장애는 미세혈관의 기능적‧구조적 변화가 발생 및 내피 기능 장애로 인한 혈관 확장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또는 혈관의 연축 반응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비특이적인 흉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미세혈관 장애를 동반한 경우 예후가 좋지않다. 이 같이 성별 간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 남녀 간 차이가 있다는 연구는 있지만 이를 명확히 규명된 연구는 없었다는 것.

이에 교수팀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흉부 증상으로 외래에 내원한 환자들 중 관상동맥조영술 상 유의미한 협착이 없는 환자들 202명을 대상으로 미세혈관 기능장애의 동반 비율과 아데노신 부하 심초음파를 통해 측정한 관상동맥 미세혈류속도의 시간적 변화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교수팀은 여성 138명과 남성 64명의 총 202명의 환자에게, 단시간 동안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는 약물인 아데노신을 주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관상동맥 혈류 속도의 변화를 주입 후 1분, 2분, 3분에 심초음파를 통해 측정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 협착이 없는 협심증 환자 중 약 40%에서 미세혈관 기능장애가 동반됐으며, 여성에서 남성보다 관상동맥 미세혈관장애 유병률이 약 48% 높았다.

또한 성별에 따른 좌심실 질량 지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아데노신 주입 전의 혈류 속도 또한 차이가 없었으나, 아데노신 주입 후 여성에서는 관상동맥 혈류 속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했고, 남성의 경우에는 급격히 증가했다.

관상동맥 미세혈류 속도의 시간에 따른 변화에서도 남녀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아데노신 주입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관상동맥 혈류속도 예비능(이완기 평균 혈류속도의 변동 비율)은 남성에서 1분 후 평균 2.44, 2분 후 2.63, 3분 후 2.68로 확인된 데 반해, 여성에서는 1분 후 평균 2.09, 2분 후 2.39, 3분 후 2.45로 지속적으로 낮게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여성에서는 부하를 받아도 미세혈류의 속도가 천천히 증가하고 지속적으로 낮았다.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에서의 남녀 간 차이가 있음을 세계최초로 규명한 것 이라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박성미 교수는 “여성이 산소 소비량과 좌심실 박출률이 더 높음에도, 관상동맥 미세혈류의 속도가 더 느리고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돼 남녀 간의 차이가 최초로 규명된 것”이라며 “관상동맥 미세혈류의 속도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허혈성 손상 및 협심증 증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근거”라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세계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의 심장질환에서 무증상 또는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 내원이 늦거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성별간의 질환과 증상 양상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 근거에 기반한 진단과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Clinical Research in Cardiology’에 2023년 12월에 게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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