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도원 군, 12일 연세대학교 명예졸업증서 수여식 열려
2020년 낙상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장기기증으로 6명 생명 살려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뇌사상태에서 6명에게 생명을 전하고 떠난 故 김도원 학생에게 명예졸업증서가 수여됐다.

김도원 군
故 김도원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2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장실에서‘故 김도원 학생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이 진행됐다. 김도원 군의 부모님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가족지원부 정승례 부장, 허수진 팀장, 연세대학교 명재민 학장, 윤일구 학부장 등 주요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김도원 군은 2020년 4월 초에 지인을 만나고 귀가하던 중에 낙상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급히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가 되었다.

가족들은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남아 곁에 함께 있었으면 하는 마음과 김 군의 꿈 중 하나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의학도였기에 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도 그 꿈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췌장을 기증해 총 6명의 생명을 살렸다.

광주광역시에서 2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도원 군은 밝고 무엇이든 도전하길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다문화 가정이나 소외계층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학생 시절부터 다른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습 기부도 해왔다.

김도원 군은 중학교 때는 관혁악단 단원으로 지역사회에 문화 봉사활동을 하였고, 고등학교 때는 독도 관련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발히 활동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바이러스 관련 의학도 또는 WHO 사무총장이 되고픈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늘 시간을 철저히 쓰는 자기 절제력이 뛰어난 친구였다.

김도원 군의 아버지는 “투병 중 14일 동안 하루에 2번 10분간의 만남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그때 아들이 전해준 따뜻한 손의 온기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온기를 잊지 않고, 이웃과 사회에 전달하며 아들의 마음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살겠다"고 눈물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김군 사망 이후 30개월여의 긴 소송 끝에 2심 재판부로부터 “낙상 사고의 원인과 관련하여 관할 지자체는 영조물 설치 및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어, 지자체의 안정행정 강화 및 향후 유사 사고에 의미있는 판례를 남겼다고 가족들은 밝혔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이를 살리고 떠난 김도원 군을 연세대학교에서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 것에 감사드린다"며 "또한,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한 기증자 김도원 군과 기증자 유가족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생명나눔으로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를 영웅으로 기억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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