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맞춤형 정부 R&D 지원·탄력적인 허가 시스템 구축 등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정일 기자] 2028년 26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ADC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이 제시돼 주목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4일 발표한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 ‘신약개발 모달리티, ADC 동향 분석’을 통해 △기술 상용화 추진 △ADC 맞춤형 정부 R&D 지원 △탄력적인 허가 시스템 구축 △전략적 기술거래 및 개발 환경 조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2023년 97억 달러(약 12조 6000억원)에서 2028년 198억 달러(약 26조원)로 연평균 1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ADC 연구개발 담당자들은 신규 타깃·항체 발굴 과정에서 특허성과 상업성을 모두 갖춘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연구용 시제품과 실제 사업화 제품의 일치를 통한 사업 성공률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ADC의 경우 항체, 약물, 링커 모두 개발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 바이오 연구자와 합성 연구자의 협업이 필수적이므로 국·내외 공동 연구개발 및 파트너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고, 자본·기술 집약적인 전임상 단계부터는 기업 중심의 대규모 지원이 필요함에 따라 기존 저분자 의약품이나 단백질 의약품과는 차별화된 국가연구과제 및 예산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개발 초기의 신규물질 발굴 및 생체 내 실험을 위한 시료 합성 시설, 제품화 연구를 위한 Scale-up 시설 및 인프라, CMC 등 수요에 따른 실질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원의 선택과 집중을 주문했다.

여기에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 기준 관련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하고, 글로벌 최신 규제·정책에 대한 유연한 대처와 업계 의견 청취 등의 노력을 통한 탄력적이고 신속한 신약 허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향후 다양한 특성, 용법, 용량의 ADC 개발에 대비해 과학적인 특성 평가와 시험법을 개발하고 허가·심사 기준 마련 등의 선제적인 규제과학연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약물의 위치 특이적 접합 방식, 약물 독성 최소화 등 다양한 플랫폼 기술거래, 임상 이전 후보물질 단계의 기술 계약, 전임상부터 임상 2상까지 유사한 마일스톤 책정 등의 ADC 개발 특성을 활용한 빠르고 큰 규모의 기술이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패 가능성이 높은 기술에 대한 도전적인 연구 지원, 기술개발 업체뿐만 아니라 비임상 시험 업체에도 세제 혜택 등의 다양한 지원으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ADC 개발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화이자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탁’이 미국 FDA의 최초 승인을 획득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ADC 품목은 총 15개이다. ADC는 주로 유방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등의 고형암과 급성 백혈병, 림프종, 혈액암 등 항암 분야에 적용돼 개발되고 있다.

최초의 유방암 ADC 치료제인 로슈의 ‘캐싸일라’가 2022년 매출 22억 달러(약 2.8조원)로 전체 품목 중 매출 1위를 차지했고, 2019년 12월 승인된 유방암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는 2022년 16억 달러(약 2조원)를 상회하는 연 매출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급부상했다.

또한 2022년에 존슨앤드존슨, 머크앤드컴퍼니가 ADC 분야에 진출했고 암젠,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다수의 빅파마들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에는 화이자의 43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 ADC 전문기업 시젠 인수 및 아스트라제네카의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ADC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암 발병률 증가, 기존 치료법의 보완을 통한 우수한 치료 효과, 암·희귀질환 이외의 적응증 확대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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