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순응도, 치료의 적극성, 혈압 조절률에 효과
최근 증가하는 고혈압 환자수 대응하기 위해서는 치료 전략 변화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진료실만 나가면 나빠지는 일명 '가면 고혈압'을 진단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가정 혈압 측정이 유용하고 환자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 김광일 정책이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교수·사진)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백의고혈압 및 가면고혈압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가정 혈압 측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일 정책이사는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문제가 많거나 야간에 수면 무호흡과 같이 수면과 관련된 질환이 있는 분들은 오히려 진료실에서의 혈압은 정상인데, 진료실 밖을 나가는 순간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를 가면 고혈압이라고 한다"며 "진료실 밖에서의 고혈압에 대해서 혈압을 적절하게 평가하거나 그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혈압과 관련된 문제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진료실 밖에서의 혈압을 어떻게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광일 정책이사는 "가면고혈압 환자에서는 고혈압과 관련된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면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정 혈압 측정 또는 활동 혈압 측정"이라고 강조했다.

가정 혈압은 진료실에서 의사가 재는 혈압이 아닌 집에서 환자가 자신의 혈압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다. 가정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와 관련된 가면 고혈압인 경우 직장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

꼭 집에서 측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밖에서 스스로 자동 혈압계를 가지고 혈압을 측정하는 것을 가정 혈압이라고 한다.

김광일 정책이사는 "가정 혈압이 또한 중요한 것은 병원에 오는 것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가는 백의 고혈압에 대한 처지"라며 "백의 고혈압은 치료를 할 필요가 없는 환자이기 때문에 약을 쓰면 저혈압으로 실신을 하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의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의 효과로 인해서 환자에서 불필요하게 약제를 증량하면 부작용을 경험하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진료실 밖에서 가정 혈압을 통해 혈압을 측정하거나 24시간 활동 혈압을 통해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김광일 정책이사는 "가정 혈압을 활용했을 때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효과가 좋을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며 "불필요한 약제 사용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감 해소를 비롯해 비용 절감 효과 등 많은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정혈압은 환자들이 치료에 직접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그러한 치료 참여를 독려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진단에 도움 주는 것 이외에 부수적인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정혈압이 이같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제도적인 측면이 있다고 김광일 정책이사는 아쉬워했다.

김광일 정책이사는 "의료진들도 교육을 통해서 가정 혈압의 중요성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지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수가가 없기 때문"이라며 "가정 혈압을 측정하고, 측정한 값에 대해서 환자에게 교육을 하고 조치를 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알고는 있지만 활성화돼 있지는 못한 상황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광일 정책이사는 최근 고혈압 환자들의 증가세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표명하면서 고혈압 치료 전략에 대한 변화를 강조했다.

고혈압학회 김광일 정책이사는 고혈압 환자가 증가추세에 있는 만큼 치료 전략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혈압학회 김광일 정책이사는 고혈압 환자가 증가추세에 있는 만큼 치료 전략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광일 정책이사는 "최근 5~6년 사이에 고혈압 관리 지표가 개선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일부 악화되는 지표들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 해왔던 고혈압 관리와 관련된 정책적인 접근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며 "치료적인 측면에 있어서 고혈압 약제를 어떻게 쓰느냐, 이후 고혈압 환자에서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에 대한 기존의 접근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고혈압학회에서는 모든 고혈압 환자를 처음부터 강력하게 두 가지 이상의 약제로 단기간 내에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자라는 논의가 진행됐는데 이는 과거와 달리 초기부터 혈압 목표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

김광일 정책이사는 "고령층에서는 고혈압에 대한 인식률은 높지만 약제 선택에 문제가 있거나 단계별 접근 시 처음에 약을 하나 쓰고 조절이 안 되어 2개, 3개 이렇게 올려가다 보면 중간에 조절이 안 됐는데도 불구하고 이쯤 되면 조절이 됐겠다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혈압 치료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치료 태만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광일 정책이사는 "직접적으로 환자가 참여하면서 보다 능동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 훨씬 더 효율적이다는 것이 알려졌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대변하듯 최근에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는 환자 참여라고 해서 환자가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선호도를 의료진과 잘 의사소통하면서 치료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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