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결과 발표, 기기 및 시술 수요에 영향 제한적 '해석'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의료기 업계가 항비만제 위고비의 심장 환자 임상시험 데이터 상세 공개에 따라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 여름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에 대해 비만·과체중 심질환 환자 대상 임상시험 결과 심장 마비, 뇌졸중 및 심혈관 사망의 복합 위험을 위약 대비 20% 감소시켰다고 발표하자, 관련 의료기 및 시술의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업계의 주가가 일제히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자 심혈관 사망 측면에서는 효과가 불분명하게 나타났으며, 로이터에 의하면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 감소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뇌졸중 환자 수술 기기 메이커인 페넘브라의 경우 지난 8월 노보의 발표 이후 주가가 28% 급락했지만 이번 발표 이후 하루만에 13%나 올랐다.

또한 아이쉐어스 US 의료기 ETF도 올 들어 13% 하락했지만 이번 발표 다음날 바로 2.3% 뛰었다.

이에 대해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위고비의 최종 데이터가 심혈관 기업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라며 보스톤 사이언티픽, 메드트로닉, 에드워즈 라이프사이언시스 등 심장 기기 업체의 전망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평했다.

, 위고비는 당뇨 전단계 환자의 HbA1c 증가 위험을 약 73%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나 예방적 조치로 쓰일 수 있는 만큼 향후 인슐린 펌프 및 CGM 제조사에 대해서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미즈호는 덧붙였다.

하지만 애보트, 덱스콤, 인슐릿, 탠덤, 메드트로닉 등 당뇨 기기 메이커의 주가도 이번 발표 직후 2~8% 상승했다.

이에 대해 CGM 메이커인 애보트와 덱스콤은 GLP-1 치료 환자가 오히려 혈당 모니터를 더 많이 쓴다며 상호 보완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애보트는 당뇨병 환자가 아무리 체중 감량제를 써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혈당기를 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슐릿 역시 오젬픽이나 젭바운드(Zepbound, tirzepatide)가 환자들이 인슐린에 의존하기까지의 시간을 지연시켜주겠지만 장기적으로 인슐린 펌프 사용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리고 비만 수술에 관해서 J&J도 지난 3분기 매출 발표 당시 많은 비만 환자들이 위고비나 오젬픽으로 돌아서면서 감량 등 시술 저조로 인해 복부 수술 기기의 매출 타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인튜이티브 서지컬도 새로운 항비만제의 인기로 비만 시술 증가가 주춤했다고 밝히면서도 비만 환자들이 치료제에 1~2년 이상은 머물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에는 비용 부담과 부작용 때문에 수술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윌리엄 블레어 애널리스트도 비만 외과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는 단기적으로 환자들이 시술을 미뤄도 결국 다시 일정을 잡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수면 무호흡 치료기 메이커 레즈메드도 GLP-1 치료제를 받는 수천명의 환자를 추적한 결과 기기 이용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미국 의약품 유통업체들은 항비만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노보는 중점 분야인 심장.대사 영역에서 1~2상 임상 단계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인수를 계속 물색하고 있으며 덴마크 소재 생산 시설에도 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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