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효과 없으면 렌바티닙 같은 약제로 치료이어가야
허가 초과 사용이 인정되며 렌바티닙도 2차 치료로 사용 가능…급여는 여전히 벽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간세포암 치료에 있어 면역 항암제 사용 후 효과가 없다고 치료를 중단할 게 아니라 렌바티닙 같은 약제로 후속 치료를 이어감으로써 해당 약제가 1차에서 보였을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사진)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간암은 한 가지 표적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다양한 표적을 억제하는 치료가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암치료는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등장 이전의 1차 치료에는 표적 치료제가 쓰였다. 약 15년 전에는 소라페닙 만이 유일한 간암 치료제였는데, 렌바티닙이 소라페닙 대비 3상 임상을 통해 우월한 효과를 보인 이후에는 렌바티닙이 중요한 1차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이 1차 치료에 급여 적용된 이후에는 면역치료제가 1차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더발루맙+트라멜리무맙이 간암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김도영 교수는 "간 이식을 받은 환자, 재발 확률이 높은 환자, 정맥류 출혈 고위험군 등은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다"며 "또한 그 수가 많지는 아니지만 활동성 면역 질환이나 자가 면역 질환이 있는 환자는 면역 항암제 사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도영 교수는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Nonalcoholic steatohepatitis)로 인한 환자에 대해서 주목했다.

간암의 원인이 B형 혹은 C형 간염이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인 경우, 콜드 튜머라고 하는 면역학적으로 면역활성이 없는 종양이 될 수 있는데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한다고 해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김도영 교수는 "NASH가 원인인 환자의 경우 렌바티닙을 사용했을 때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 및 전체 생존에서 연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며 "이러한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현재 1차 치료에서도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을 사용할 수 없는 조건의 환자라면 렌바티닙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도영 교수는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1차 치료 후 반응이 없어 후속치료로 렌바티닙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데, 다행히 이 환자에게 렌바티닙의 반응이 좋아 큰 종양에 괴사가 오고 종양 표지자 수치도 줄어들었다"며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후속치료 옵션으로써 렌바티닙의 효과를 설명했다.

렌바티닙은 3상 임상연구 ‘REFLECT trial’을 통해 1차 평가 변수인 전체 생존 측면에서 대조군인 소라페닙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2차 평가 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 질병 진행까지의 기간, 객관적 반응률 등에서 모두 소라페닙 대비 개선된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렌바티닙의 이같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급여 벽에 막혀 환자들에게 처방하기 힘들었지만 지난 5월 ‘허가 초과 사용’이 인정되며 렌바티닙도 2차 치료로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도영 교수는 "1차 치료제로만 허가를 받았던 렌바티닙이 지난 5월부터 ‘허가 초과 사용’이 인정되며 렌바티닙도 2차 치료로서 사용할 수 있게 됐는데 이는 환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도영 교수는 "렌바티닙은 1차 치료에서 이미 좋은 성적을 보여 왔기 때문에 2차 치료제로서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이후의 2차 치료에도 급여가 적용된다면 환자들에게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라며 "1차 치료에 실패하더라도 간 기능과 전신 상태가 좋은 환자에게는 2차에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약제 사용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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