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매출 순으로 1~2% 유통 마진 인하...거래 기간 중 갱신도 문제 지적
부광약품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좋은 마진 수준...실적 개선이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부광약품이 거래 의약품유통업체 의약품 유통 마진을 인하하고 나서 의약품유통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부광약품은 실적 부진으로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며 유통 마진 인하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의약품유통업체와 신경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거래 의약품유통업체에게 11월 1일부터 의약품 유통 마진 인하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거래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광약품은 거래 의약품의 매출을 기준으로 1~2% 수준의 유통수수료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수수료는 매출순으로 등급을 나눠 등급별로 인하될 예정으로, 대상 유통업체는 소규모 유통업체를 모두 포함해 약 500여개 이상으로 알려졌다.

다만 10월 중순경 통보해 11월부터 변경된 조건을 적용하자고 요구하면서 업체들은 시름이 깊어졌다. 거래사들과 협의없이 보름만에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유통업체들의 경영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통보를 받는 입장이 되다보니 내부적으로는 당연히 불편한 상황”이라면서 “종합도매에서는 0.5%만 내려가도 업체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데 기일이 촉박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의약품유통업계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광약품은 의약품 유통 마진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유통 마진 인하는 이에 대한 연장선상이라는 것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업체들에 조정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큰 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다른 업체들, 특히 다국적제약사와 비교해서 좋은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또한 부광약품 관계자는 “최근에 전사적으로 실적개선작업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는데 유통수수료 인하도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면서 “의약품유통업계의 어려움도 인지하고 있어 적정선에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부광약품은 올해 상반기 총 56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었을 당시 25억원과 비교하면 손실은 약 100%이상 상승한 셈. 또한 부광약품은 퇴장방지의약품 등 시장에서 필수적인 약물도 다수 취급하면서 마진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부광약품 관계자와 만난자리에서는 경영상 실적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비롯해 솔직한 이야기가 오갔다”며 “최근 제약사들의 경영상 위기에 따라 마진율 인하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데 협회에서도 마진율을 비롯해 제약업계와 유통업계와의 장기적인 관계를 고려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찾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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