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과 같이 신의료기술 줄기세포 배양까지 허용 돼야

연세사랑병원 논문 29편 발표, 자가지방 줄기세포 기술력 독보적

고용곤 병원장, “연구 투자 확대 첨단재생의학 발전 견인하겠다”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최근 정부에서 신의료기술골수 줄기세포 주사가 인정받으면서 국내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활발한 시술에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수술에 의존해 왔던 무릎 관절염 진료현장에서 줄기세포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과잉경쟁에 대한 우려와 시술기관 옥석 가리기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연세사랑병원은 관절·척추 전문병원 최초로 2008세포치료연구소를 설립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했고, 그 기술력은 세계 의학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진료와 연구의 동반 성장을 일궈낸 연세사랑병원은 자타공인 국내 줄기세포 치료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까지 고충도 적잖았지만 이제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기대감도 크다.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꾸준히 줄기세포 치료에 정진해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을 최근 만나 미래 첨단재생의학에 대한 전망과 포부를 들어봤다.

2008세포치료연구소설립 줄기세포 치료에 열정 쏟아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무려 15년 전인 2008년에 세포치료연구소를 설립하고 진료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열정을 쏟았다. 그의 선택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관절 치료는 관절을 보존하고, 연골을 살려낸다는 점에서 미래 초고령사회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다.

당시 전국에서 밀려오는 환자들의 인공관절 수술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었지만 환자에게 보다 나은 치료법을 제공해야 한다는 그의 진료철학은 자연스레 연구로 이어졌다. 임상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부분들을 토대로 줄기세포 치료는 물론 새로운 수술법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병원 자체적으로 임상연구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의료진 학술활동을 적극 독려하는 등 진료영역 만큼이나 연구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연세사랑병원은 현재까지 총 28편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자가지방 줄기세포 이용 연골 재생 기술 글로벌 경쟁력 확보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법은 손상된 연골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연골 재생을 도모하는 시술이다. 연골 재생뿐만 아니라 환자의 염증 반응을 조절해 통증 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퇴행성관절염 초·중기에 적용 시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The Knee AJSM BBRC 등 세계 유수의 저널들도 연세사랑병원의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 치료에 주목했다.

대학병원도 아닌 전문병원이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보한 기술력인 만큼 그 의미를 더했다. 지금까지도 자가지방 줄기세포 연골재생 관련 최다 인용 논문은 연세사랑병원 연구일 정도로 세계 의학계에서 갖는 위상은 상당하다.

고용곤 병원장은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 외에 또 다른 선택지인 줄기세포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춘 의료진을 기반으로 환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의료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사랑병원은 2008년 세포치료연구소를 설립해 꾸준히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nbsp;<br>
연세사랑병원은 2008년 세포치료연구소를 설립해 꾸준히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골수 줄기세포지방 줄기세포로 패러다임 변화

고용곤 병원장은 보다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겠다는 열정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제도에 발목을 잡혔다.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선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황우석 사태의 영향 탓인지 그동안 유독 줄기세포 치료에는 규제가 강했다.

그나마 최근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투여하는 골수 줄기세포 주사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고무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다만 신의료기술 허가를 받은 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주사제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인정해 줬지만 연골 재생 효과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골수 줄기세포치료는 10년 전 의술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요즘 중간엽줄기세포가 훨씬 많고 연골 재생효과가 좋은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관절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이 심혈을 기울여 온 기술도 바로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 치료다. 골수 줄기세포는 지방 줄기세포 대비 염증 완화와 연골 재생 효과를 발휘하는 중간엽줄기세포 확보가 어렵다.

특히 골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중간엽줄기세포가 적지만 지방은 나이든 사람, 특히 여성에게 많다. 중간엽줄기세포는 지방줄기세포 10~15개당 1개꼴로 있다.

골수 줄기세포가 지방 줄기세포에 비해 중간엽줄기세포가 적어 염증 완화와 연골 재생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때문에 지방줄기세포도 관절염 치료로 허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세사랑병원도 그동안의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근골격계 질환(퇴행성관절염)에서의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와 신의료기술 등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최근들어 국회와 정부도 힘을 싣고 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지난 8월 재생의료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첨단재생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중증·희귀·난치질환자에게만 국한됐던 재생의료 대상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도 킴리아 치료(급성백혈병)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 조혈모세포 이식 기관을 포함하는 내용의 첨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재생의료 관련 행사를 잇달아 열고 첨생법 개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복지부는 이르면 11,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개정안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노인회도 첨생법 개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고령층 무릎 관절염 환자들이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세사랑병원 전경.&nbsp;
연세사랑병원 전경.

미국일본대만 등 재생의료서비스 활발

줄기세포 치료는 난치병부터 항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수요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는 재생의료 및 유전자치료 세계 시장 규모가 202538조원, 203075조원, 2035100조원, 20401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2014년부터 관련법을 정비해 재생의료 시설로 인정받으면 시술에 별다른 규제가 없다.

대만도 20189월 재생의료법을 통과시켜 일본처럼 재생의료 시술을 할 수 있다. 미국은 201612월부터 재생의료 서비스가 확대됐다.

그러나 국내 재생의료는 다른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나 희소·난치질환에만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의사 재량으로 필요한 환자에게 시술하는 길이 막혀 있고 연구 대상자인 환자에게 치료비를 받을 수도 없다. 이는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국내 환자 약 5만명이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러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로 원정을 가고 있다. 치료비용만 회당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에 이른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이 줄기세포 치료에 애착을 갖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치료가 불법이다 보니 수준이 낮은 해외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례도 많다이는 결국 환자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줄기세포 치료의 빗장을 풀어 우리나라 환자들이 더 이상 원정치료를 떠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해외환자 유치를 통해 국부유출이 아닌 국부창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우리나라 세계적인 기술력 보유, 규제완화 절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만 풀어준다면 글로벌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제도 완화에 따른 무분별한 시술 우려와 관련해서는 자가지방 줄기세포의 경우 배양기술과 시설 등이 갖춰야 하는 만큼 섣부르게 시술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고용곤 병원장은 최근 신의료기술 규제 완화와 함께 줄기세포 배양까지 허용되면 대한민국이 첨단 재생의학을 선도하는 K의료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파했다.

이어 연세사랑병원은 그동안 많은 투자와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첨단 재생의학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