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3~40명 대비 올해 18명 전임의 지원...수 백명 타 분과 대비 저조
타 분과 대비 진료 외 수입 떨어지는 매력...전임의 자체 인기 하락 등 원인
내분비학회, 미래위원회 통해 학생 홍보와 젊은 연구자 지원..멘토링 서비스도 제공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과목별 기피현상과 쏠림현상이 의료계 화두인 가운데, 전임의 지원에 있어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평소 30~40명에 달하던 전임의 지원의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지원율에 내분비학회도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학회는 전임의 지원율을 높이고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기 위해 ‘미래위원회’를 출범하고 적극 홍보에 나서는 중이다.

제11회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SICEM 2023) 기념 기자간담회가 26일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렸다.

내과는 순환기, 호흡기, 혈액종양, 감염, 류마티스, 소화기, 신장, 내분비, 알러지 등으로 분과가 나뉘어 있다. 최근 분과 간 전임의 지원 쏠림현상이 가속화 되는 중이다.

실제 올해 1월 김대중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이사(아주의대)는 SNS를 통해 내분비내과 전임의로의 낮은 지원율에 대한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 김 이사는 소화기내과는 내시경 시술이 있고, 신장내과는 투석환자의 증가로 지원이 증가하고 있으나 내분비 등은 진료만 보다보니 상대적으로 수입이 좋지 않아 선호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임의로 있자니 페이가 약하고 승진 스트레스도 강하며, 특히 개원도 쉽지 않은 내분비는 소화기 등에 순위가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김 이사가 생각한 기피의 원인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하정훈 대한내분비학회 미래위원회 위원장(가톨릭의대)은 저조한 내분비내과 분과 전임의 지원율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하 위원장은 “올해 지원한 내분비내과 전임의는 18명이었다. 만성질환을 담당하는 전문가로 내분비내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18명은 충격적인 숫자였다”며 “수 백명 단위의 다른 분과에 비하면 더더욱 비교가 된다. 어떻게 하면 젊은의사들에게 더 내분비내과를 알리고,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고, 육성할지 고민했고, 그 결과 ‘내분비의 새 봄을 준비한다’는 모토로 미래위원회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이 소개한 미래위원회의 핵심 아젠다는 3개로, ▲학생 대상 내분비학 홍보 캠페인 ▲전임의 지원 프로그램 상시 운영 ▲내분비 대사 전문의 진료 캠페인이다.

첫 번째 아젠다인 홍보 캠페인에 대해 하 위원장은 “학회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내분비내과 전임의로 지원한 이유에 대해 학생과 인턴과정을 거치면서 관심이 늘어나 결정하게 됐다는 답변이 있었따”며 “이에 의대생 캠프도 개최하고, 의대생과 내분비학 실험실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적극 홍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아젠다인 전임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 하 위원장은 “내분비내과 전임으로 온 분들은 대부분 연구에 대한 욕심이 많은 젊은 연구자이니, 연구를 쉽고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매칭시스템을 개발해야겠다 생각했고, 준비했다”며 “또한 연구 지원금을 주고, 해외학회 무상참석을 우선으로 제공하며, 연자로도 초청될 기회를 주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분비학회는 내분비의 새 봄을 준비한다는 모토로 미래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의대생들부터 내분비내과를 홍보하고, 내분비내과를 지원한 젊은 전임의들에게는 각종 연구지원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내분비학회는 내분비의 새 봄을 준비한다는 모토로 미래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의대생들부터 내분비내과를 홍보하고, 내분비내과를 지원한 젊은 전임의들에게는 각종 연구지원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 위원장은 내분비내과 전문의 선생들과 멘토쉽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연구주제 등에 대한 문의를 간단하게 작성하면 미래위원회가 받아 연구위원회와 상의해서 이에 대한 조언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젊은 연구자는 학회에 참석이 많지 않다보니, 이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올해 지원한 신규 전임의 18명에게 연구시작 축하금을 제공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하 이사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한지 반년정도 됐다. 학회의 노력이 어느정도 효과를 보는 것도 같다”며 “우리 병원(서울성모병원)만해도 작년엔 전임의를 한명도 지원 못 받았는데, 올해는 정원이 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멘토링 프로그램의 신청건수가 많지는 않으나, 더 업그레이드 시켜서 플랫폼 형태로 만든다면 왕성하게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학회는 학회 자체적 노력과 별도로 정부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조영민 내분비학회 학술이사(서울의대)는 “내분비 분과는 필수중증의료와 만성질환이 혼재되어 있는 곳이다. 희귀질환 등은 중증의료에 해당하고 대학병원에서 이를 담당해야 하며, 반대로 만성질환에서 높은 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것은 지역에서 담당해야 할 일”이라며 “이러한 두 가지 성격의 질을 모두 높이기 위해 학회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내분비 영역 중요성을 인지하고 유인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 SICEM 2023, 전면 오프라인 학술대회로 개최...국제화와 교류에 주력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SICEM 2023 학술대회는 코로나19 기간동안 하이브리드 형태로 운영되는 것에서 벗어나, 다시 전면 오프라인 학술대회로 개최됐다.

‘Take it to the next level’을 모토로 내세우며 한차원 더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예상규모는 1200명이며, 56개의 세션과 20개의 심포지엄, 5개의 조인트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총 172명의 연자가 참여하며, 394편의 초록이 채택됐다.

학회는 국제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및 호주 내분비학회와 MOU 협약식도 예정중이다. 미국과 교류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정윤석 대한내분비학회 이사장(아주의대)은 “내분비학회는 단순 MOU 수준을 넘어 더 디테일한 실질 협력관계를 해외학회와 만드는데 노력했다”며 “미국 내분비학회와 긍정적인 파트너쉽을 형성중이다. 상호 연자 참석뿐만 아니라 조인트세션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임상진료지침과 가이드라인 발간과 상호 부스전시, 인력교류 등에도 교감이 있었다”며 “내년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혁 내분비학회 총무이사(명지병원)는 “아시아 허브학회로 도약하고, 매력적으로 느끼기 위한 이벤트를 꾸몄다”며 “역대 가장 많은 초록이 들어왔다. 아직 국제화 발걸음에는 조금 뒤떨어져 있는데, 허브학회로서 공고히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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