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이용 만성질환자 ‘초점그룹 인터뷰’ 실시…감염병 유행 시 대체 서비스 제공必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보건소 이용 만성질환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약 처방을 받기 위한 대체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 제공을 받지 못해 이 과정에서 일부 환자들이 진료가 지연되거나 처방약 복용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염병 유행 등으로 보건의료기관 서비스가 중단‧축소 시 만성질환자의 질환관리가 중단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의료 이용 지원 및 비대면 진료 등 대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박은자‧송은솔‧윤강재)은 최근 발간한 ‘보건사회연구 제43권 제3호’에서 ‘코로나19 유행기간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자의 보건소 서비스 중단・축소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며, 보건소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기관 중 하나로 감염자 발견을 위한 선별검사소 운영‧역학조사‧격리대상자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고,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방역업무가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건소의 진료서비스‧만성질환 관리서비스 등의 운영이 축소 또는 중단됐으며, 이에 따라 보건소를 방문하던 만성질환자는 이용을 중단하거나 병의원으로 서비스 이용기관을 변경해야 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발생 전 서울‧경기 지역 보건소에서 진료받았던 50대~60대 만성질환자 10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초점그룹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참여자 중 한 명이 진료서비스를 받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됐다. 대부분 고혈압‧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초점그룹 인터뷰 참여자의 특성(자료: 보건사회연구원)
초점그룹 인터뷰 참여자의 특성(자료: 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보건소 이용 만성질환자 중 일부는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약처방 등 진료의 차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 참여자 9명 중 1명을 제외한 8명은 코로나19 이후 보건소 진료가 중단됐다. 이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보건소에서 진료서비스 중단 안내문자를 받았으나, 진료 중단이 계속되는지 언제 진료를 재개하는지 원하는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대부분 참여자들이 정기적인 안내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과 함께 보건소 이용자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같이 보건소 진료 서비스가 따라 중단됨에 참가자 9명은 민간 병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는데, 보건소로부터 관련 정보를 받지 못해, 거주지역의 병의원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지인‧가족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1명의 환자는 새로 방문한 병원이 마음에 들지않아 다른병원을 다시 찾았고, 3명은 기존 방문한 경험이 있던 병원에서 진료받았으며, 이 중 2명은 감기 등으로 이용했던 의원으로, 1명은 건강검진을 받았던 병원으로 옮겨 약 처방을 받았다.

또한 연구 참여자 중 2명은 보건소 진료 중단 후 1년 이상 고지혈증 처방약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1명은 2020년 1월에 마지막 처방을 받은 후 연구참여 시점인 2022년 9월까지 진료를 중단한 상태였으며, 다른 1명은 보건소 진료 중단 후 1년간 진료를 받지 않다가 의원을 방문해 처방약을 다시 처방받아 복용했다.

이에 대해 참여자 2명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가지고 있던 고지혈증 치료제를 간헐적으로 복용했으나, 유행이 길어지면서 진료받지 않아 처방약 복용이 중단됐다고 응답했다.

연구원은 “이번 보건소 이용자들의 경험은 감염병 유행 등으로 보건의료기관 서비스가 중단・축소될 경우 만성질환자의 질환 관리가 중단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의료 이용을 지원하고 비대 면 진료 등 대체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만성질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진료가 중요한 만큼, 감염병 유행 시 각종 관련 정보 및 보건소의 최소한 진료업무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지속적인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단순히 서비스의 축소‧중단 여부가 아닌 ‘단절 없는’ 서비스를 위해 지역사회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관련서비스 정보 및 기존 질환관리 정보를 연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연구원은 “일부 만성질환자에서 진료 지연 및 처방약 복용 중단이 확인됐다”며 “환자에게 만성질환에 대한 진료의 연속성의 중요함을 제고하기 위한 메시지 전달 및 민간 병의원 이동이 어려운 보건소 이용자 대상의 감염병 유행 시 최소한의 진료업무 유지‧비대면 진료 활용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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