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추세 지속 시 내년도 수련병원 절반이 전공의 없어
전공의 3,4년차 동시에 수료하는 내후년은 상황 더 심각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내후년(2025년) 2월 소아청소년과 3, 4년차 전공의가 동시 졸업하는 가운데, 소청과 기피 추세가 유지될 경우 전체 정원 대비 25% 수준의 전공의만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장기적 차원에서 전공의 지원율 회복과 단기적 차원에서 전문의 투입 등의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이사장 김지홍)는 최근 '2023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수련실태조사'를 실시하고 24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국 95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일부터 16일까지 보름 가량 진행됐다.

◆ 외래에 당직까지, 교수 업무부담 과중..인력부족에 병원 입원 진료 축소

실태조사 결과, 2023년 상반기 외래 진료량은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 14% 감소하였으나 최근 외래 진료량의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야간당직 업무가 증가되고 있는 교수 인력의 외래 업무 가중으로 인해 향후 업무 부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상반기 입원 진료량은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 37% 감소되었으며, 현재 진료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진료량 축소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수련병원의 82%가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 입원병상을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1/3은 50% 미만으로 진료를 축소했다. 또한 향후 수련병원의 15.4%에서 전공의 인력의 감소가 악화될 경우 현행 대비 병동 입원진료의 추가적인 축소 운영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력부족에 소아응급진료도 축소..내년 절반이 '소청과 전공의 없는 병원'

또한 2023년 소아청소년 응급진료 현황을 살펴보면,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24시간 정상운영이 가능한 병원은 27.4%로서, 2022년 조사결과인 38%보다 더욱 악화됐다. 향후 수련병원의 20%에서 전공의 인력 감소에 따라 현행대비 응급진료의 추가적인 축소 운영을 계획 중이다.

2023, 2024년 전공의 지원율이 30% 이하로 계속 유지될 것으로 가정할 때, 2024년에는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병원이 4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3, 4년차 동시졸업...저조한 지원율 해결 못하면 내년 3월 소청과 인력대란

2025년 2월 이후로는 소아청소년과 수련기간 3년제로 인해 3, 4년차 전공의가 동시에 졸업하게 된다. 현재 병원마다 0명 행진인 전공의 지원율의 회복이 없다면, 2025년 3월 이후로는 3년제 전공의 1, 2, 3년차 총 정원 600명 중 약 총 150-160명(연차별로 1, 2, 3,년차 각각 50명 남짓)의 인력만 근무하게 된다.

기존 4년제 약 800여 명의 전공의 인력이 2025년 이후로는 150여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공의 지원율이 30% 이하로 가정할 시, 수도권 68%, 비수도권 86%의 병원이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 달하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전문의 진료인력의 신속한 투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야간진료 뿐만 아니라 주간 일반병동의 운영까지 심각한 위기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회에 따르면, 전공의 인력을 대체하여 교수당직 운영은 현재 전체 수련병원의 63%에서 시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입원병동은 62%, NICU는 86%, 응급실은 43%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전담전문의 (촉탁의)' 운영 비율은 50% 이하로 낮아서, 수련병원의 전문의 진료인력의 투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소아의료체계개선을 위한 후속대책이 발표되었으나, 전공의 유입이 회복될 때까지 중환과 응급진료를 담당하는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부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수련병원 의료현장 진료 유지를 위하려 전문의 투입을 위한 신속하고 강도 높은 정부의 추가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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