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의 반응률 높이며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 새로운 지평 열어
자궁내막암 환자도 질환의 조절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줘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치료 반응률도 낮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에 렌비마-키트루다 병행요법은 치료 변화를 이끌고 있는 중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사진>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자궁내막암 질환 치료에 대한 진료현장에서의 미충족 수요를 설명하고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렌비마-키트루다의 임상적 유용성을 강조했다.

김병기 교수는 "자궁에 병변이 국한된 경우 완치율은 96%, 림프절 전이가 경미한 경우는 약 70%가 완치되지만 대동맥 림프절이나 전신에 암이 전이된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완치율은 약 20%로 급락한다"며 "진행성 자궁내막암은 완전관해를 목표로 치료를 진행하는데, 완전관해를 달성하더라도 사진 검사에 나오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가 2~3년 사이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재발된 자궁내막암 환자의 대부분이 사망한다"며 질환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했다.

NGS 검사를 이용해 자궁내막암을 분자생물학적으로 분류할 경우, 불일치 복구 결함, POLE 변이, P53 변이, 세 가지 모두 해당 사항 없는 NSMP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불일치 복구 결함은 선천적으로 MMR유전자가 결핍되어 잘못 결합된 DNA의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돌연변이가 축적되고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아직까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선천적으로 MMR유전자 결핍이 있는 사람의 약 절반은 자궁내막암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후천적인 이유로 불일치 복구 결함을 관장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은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라 칭한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POLE 변이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P53 변이는 자궁내막암에서 비중이 낮은 편이다.

김병기 교수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주 치료는 항암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이나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병용요법 등이 활용된다"며 "신약이 이제는 5개월에 1개씩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4~5년 사이에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체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13%가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로 , 자궁내막암이 진행 및 재발할 경우 1차 치료 표준 요법으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 등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시도할 수 있다.

김병기 교수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환자에게는 아직까지 2차 표준치료법이 부재하고, 사용 가능한 치료옵션들의 반응률도 약 10~15% 정도로 낮아 효과적인 치료옵션에 대한 전문의와 환자의 미충족 요구가 존재하고 있다"며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 치료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김병기 교수는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포함한 1차 이상 전신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암의 진행이 확인된 진행성 환자 중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가 부적합하고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함 상태가 아닌 경우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 투여가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도 4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데이터가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기존 임상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병기 교수는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임상연구를 통해 30~40%의 높은 반응률을 확인했으며, 무진행 생존기간은 6~7개월,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였다"며 "현재까지 어떤 항암제 조합도 이러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효과가 있는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해서 김병기 교수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김병기 교수는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은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함 상태가 아닌 자궁내막암 환자도 질환의 조절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줬다"며 "하지만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이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현재는 표준 치료법으로 되지 않고 있어 실비 보험이 없는 환자에게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병기 교수는 "자궁내막암 환자 수가 점점 증가하고 병기결정체계가 세밀해지는 가운데, 치료제는 꾸준히 개발되고 있지만 보험 급여는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새롭게 발표된 임상 시험을 통해 치료제의 과학적 효과가 입증되면 환자에게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교수는 "일부 병원이나 국립암센터 등의 기관에서 효과 좋은 치료제의 오프라벨 사용을 허가해 준다면,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외국에 나가는 일 없이 국내에서 치료를 받게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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