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령 만성질환자, 의료서비스 이용 횟수‧삶의 만족도↑-주관적 건강 인식↓
안중근 연구팀, “의료비 부담 낮추고 삶의 질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인해 국내 노인인구가 증가하며, 만성질환자 역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만성질환 관리사업‧건강교육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중근(서울대 간호대학 박사과정 수료) 연구팀(서울대 간호대학 최희승 교수)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등재된 논문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 주관적 건강 상태, 삶의 만족도 변화궤적 및 영향요인’을 통해서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15만 명으로 전체 인구 중 15.7%를 차지했던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 오는 2025년 105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6%를 차지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50년에 이르면 고령인구가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900만 명으로 총 인구의 40.1%를 구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질병관리청)
(자료: 질병관리청)

만성질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국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79.6%를 차지했으며, △고혈압(2019년 27.2%→2020년 28.3%) △당뇨병(2019년 11.8%→2020년 13.6%) △이상지질혈증(2019년 22.3%→2020년 23.9%) 등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도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부담의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

이에 연구팀은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과 주관적 건강상태, 삶의 만족도 변화와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실시한 고령화연구패널조사의 5차~7차년도(2014년부터 2년 단위) 자료의 국내 45세 이상 3873명의 중고령 만성환자들을 대상으로 다변량 잠재성장모형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 초깃값의 평균은 2.68(p<.001), 초깃값의 변량은 0.72(p<.001)로 의료서비스 이용에 있어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의료서비스이용 변화율의 평균은 0.03(p=.002), 변화율의 변량은 0.10(p<.001)으로 측정기간에 따른 의료서비스 이용 횟수는 유의한 개인차를 보이며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관적 건강 상태 초깃값의 평균은 2.79(p<.001), 변량은 0.42(p<.001)로 나타나 주관적 건강 상태에 있어 유의미한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주관적 건강 상태 변화율의 평균은 -0.03(p<.001), 변화율의 변량은 0.05(p<.001)로 확인돼 주관적 건강 상태는 유의한 개인차를 나타내며 점차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변화 양상을 보였다.

삶의 만족도 초깃값의 평균은 16.63(p<.001), 초깃값의 변량은 17.80(p<.001)로 나타나 삶의 만족도에 있어 개인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변화율에서도 평균은 0.07(p=.039), 변량은 0.92(p<.001)로 측정기간에 따른 삶의 만족도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의료서비스 이용 횟수와 삶의 만족도는 증가했으나 주관적 건강 상태는 감소해 자신의 건강을 점차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특히 개인의 통증 수준은 의료서비스 이용 횟수, 주관적 건강 상태, 삶의 만족도의 변화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증 수준이 높을수록 초기 의료서비스 이용이 더 많았으나(β=0.05, p<.001) 시간이 흐를수록 의료서비스 이용의 증가폭이 완만한 것(β=-0.02, p<.001)으로 나타났으며, 통증이 있을수록(β=-0.46, p=.003), 통증 수준이 높을수록(β=-0.30, p<.001) 삶의 만족도가 낮았으나, 만족도의 증가 추세도 더 빠른 것(β=0.04, p=.026)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의료서비스 이용, 주관적 건강 상태, 삶의 만족도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상호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를 고려할 때,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개인적 측면과 더불어 사회적 측면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고령 만성질환자 주관적 건강상태 인식 재고 정책 필요

이에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의료부담을 완화시키고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관적 건강상태 인식 재고를 위한 만성질환 관리사업과 건강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주관적 건강 상태는 외래 의료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변인으로, 건강 상태를 낮게 인식할수록 외래 의료서비스 이용이 더 높아진다”며 “특히 만성질환을 많이 보유할수록 이용률이 높아지는 만큼 중고령 만성질환자 대상의 자가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과 보건소 중심의 만성질환 사례관리사업을 확충해 만성질환의 악화를 예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고령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건강 상태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건강교육도 시행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잘못된 정보나 지나친 염려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예방하여 궁극적으로 의료비 지출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복합만성질환자 중심의 관리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경제활동 참여 등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건강 상태와 삶의 만족도 증진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건강관련 삶의 질 향상 도모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끝으로 연구팀은 국내 고령화 속도가 빠른 만큼 의료서비스 이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을 요구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는 빠르다. 앞으로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며, 이는 개인과 사회의 여러 측면에 있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따라서 중고령 만성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 관련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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