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건 회장, 국제학술지위원회·아시아학술교류위원회·평형교과서위원회 출범
“다학제 학회 강점 극대화, 조화롭게 소통…과도한 불안 방지 대국민 홍보도 박차”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대한평형의학회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평형장애와 어지럼질환을 포괄적으로 연구하는 국내 유일한 학회이다. 특히 어지럼은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고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하다. 일부 환자는 만성화 또는 잦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그로 인해 외래나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지만, 관련 질환에 대한 연구나 진단에 대해 학문적으로 정립되기 시작한 것은 타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진단의 어려움이나 표준치료법의 부족 등으로 인해 보건당국의 관심이 많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회를 중심으로 국제화와 학술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한평형의학회 김병건 회장<사진>은 지난 11일 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 장점인 다학제 학회로서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조화롭게 소통하고 지속적 발전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7월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한 김병건 신임 회장(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은 △국제학술지위원회 △아시아학술교류위원회 △평형교과서위원회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먼저 국내 의료인의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국문 학술지이지만, 대학 교수의 업적 평가 등으로 인해 논문투고 숫자가 적어서 학술지 출판에 어려움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 국제학술지위원회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병건 회장은 “유사분야 학술지의 통합, 국제기준에 맞춰 출판양식의 표준화와 일관성 유지, 전문 편집인제도 도입을 통해 기존 국문학회지인 Research in Vestibular Science의 국제학술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장은 서울아산병원 박홍주 교수가 맡았다.

또한 한일평형의학회는 오랜 기간 교류가 있어왔다. 팬데믹 동안 중단됐던 한일평형의학회가 올해 10월 니키타에서 다시 열리며, 양국 간에 정기적인 교류를 공식화하는 MOU 체결도 있을 예정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은 한일평형의학회를 아시안 학술교류학회로 발전시키고, 한국이 거기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장은 전임 학회장인 인하대병원 김규성 교수가 맡았다.

더불어 평형교과서 2판이 나온지 벌써 10년이 지난 가운데 그동안 많은 어지럼이나 평형관련 질환에 대한 바라니학회의 질환분류 및 진단지준 제정이 있어왔다. 전정관련 질환의 진단이나 전정재활 분야에서 많은 기술적 발전이 있었다.

위원장을 맡은 고대구로병원 채성원 교수를 중심으로 학회는 지난 10년간의 많은 변화를 담아서 전면개정판으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어지럼·평형장애 첨단기술 활용 부가가치 커, 보건당국 지원 기대”

한편 첨단 의료와의 접목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지난해 마드리드에서 열린 전정 관련 질환의 대표 학회인 바라니학회에서 첫날 첫 세션으로 대한평형의학회에서 마련한 단독 심포지움이 진행됐는데, 한국연자 4명이 ‘전정질환의 진단과 치료에서 인공지능(AI)과 전정재활의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전정 분야에서 AI 등 기술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도적 주제에 대해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단독으로 연구 성과와 비전을 제시해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얻었다. 국제학술대회서 우리나라가 이제 선도적 위치에 있음을 보여준 심포지엄이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이처럼 관련 분야 연구나 장비개발이나 연구에 있어 국내 연구진들의 역량은 선도적 위치에 있다”며 “어지럼이나 평형장애 분야는 환자가 많고, AI 등 첨단기술의 활용 등으로 부가가치가 매우 큰 사업이기 때문에 관련 연구에 대한 국가연구비 등 보건당국의 많은 지원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어지럼은 흔한 증상인 반면 진단은 어렵고, 만성경과를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터넷상에 잘못된 정보도 많다. 국민들에게 어지럼의 다양한 원인질환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전하고,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대국민 홍보활동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병건 회장은 “내년으로 학회 창립 25주년이다. ‘25년의 성장, 더 큰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원들의 많은 참여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