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이연지 교수, "복강경수술보다 정교한 수술 가능…가임력도 최대한 보존"
다빈치Xi,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시야 제공…출혈‧통증‧흉터 최소화

[의학신문·일간보사=남재륜 기자] “복강경 기구가 젓가락과 같이 일자로 되어있는 것과 다르게, 로봇수술은 사람 손가락과 같은 정교한 관절을 가져 꺾을 수 있는 데다가 360도 회전이 가능합니다. 로봇수술은 보다 정교한 수술을 가능케 해 미래 치료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 봅니다”

명지병원 이연지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자궁근종에 있어 로봇 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자궁의 근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혹으로 변한 것을 말한다.

자궁근종 치료는 근종의 크기, 증상 유무, 임신계획 등에 따라 결정되며, 치료방법에는 호르몬제 약물요법과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경구약과 주사제가 쓰인다. 경구약은 출혈이나 통증조절에 주로 사용되고, 주사제는 여성호르몬을 억제해 근종 크기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약물치료로 근종 제거는 어렵기 때문에 수술을 통한 근치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는 근종의 위치나 형태, 크기에 따라 자궁 전체를 절제하거나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3cm 미만이고, 증상이 없는 경우 별도의 치료 없이 추적 관찰한다. 하지만 근종이 커지거나 통증과 출혈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명지병원이 최근 도입한 최첨단 로봇수술기 ‘다빈치Xi’는 네 개의 로봇 팔이 사람 손목 관절과 비슷하게 움직이면서도, 사람의 팔보다 길고 얇아 체내 복잡하고 깊숙한 병변 부위에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수술은 절개 흉터가 큰 개복수술에 비해 환부에 작은 구멍 2~4개로 수술한다. 절개부위가 현저히 작고, 통증과 출혈량이 적으며, 감염 및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다.

또 수술 시 손떨림 우려가 없어 안전하고, 내시경 렌즈 바로 뒤에 달린 카메라가 수술 부위를 15배 확대한 3D고화질 영상정보를 제공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이 교수는 “다빈치Xi는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시야를 제공해 복강경수술에 비해 선명한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며 “이렇게 확대된 시야로 수술 집도에 있어 피로도도 감소하고 고도로 집중한 상태에서 수술을 할 수 있어서 수준 높은 수술을 가능케 한다”고 밝혔다.

자궁근종 로봇수술은 임신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막 조직의 손상을 피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치료를 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여성의 가임력 보존”이라며 “로봇수술은 기구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자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자궁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자궁근종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 자궁근종 환자는 약 44만명에서 59만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40대(37.7%), 50대(30.9%), 30대(17.3%) 순이었으며, 20대 환자도 3년 새 40%가량 증가한 1만 8천여 명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20~30대 젊은 층에서 자궁근종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이유가 밝혀진 것은 없지만 현대인들의 식습관, 환경호르몬 노출,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며 “또한 과거에 비해 젊은 여성들에게서 산부인과 방문에 대한 진료 장벽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줬을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을 향해 정기적인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근종의 크기가 3cm 미만이고 증상이 없는 경우 치료를 바로 진행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본다”며 “그럼에도 6개월마다 정기적인 초음파 검진을 통해 상태를 파악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자궁근종 예방에 도움되는 생활 습관으로 “육류의 과다 섭취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운동을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아미노산, 비타민D, 오메가3 등의 영양제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교수는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산부인과 질환을 비롯해 부인암 환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연구와 진료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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