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거부권 강력 촉구, 5월 11일 치과 의료기관 전체 하루 휴진 예고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5월 3일 ‘의료인 면허취소법’과 ‘간호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 의료계에 이어 치과계도 치과 의료기관들이 5월 11일 전체 하루 휴진을 예고하는 등 강력한 투쟁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는 지난 3일 공개한 로드맵에서 5월 11일 치과 의료기관 전체 하루 휴진을 예고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치협은 이번 투쟁을 통해 해당 법안들에 대한 치과계의 분노와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대통령과 정부가 끝내 의료인 면허취소법 및 간호법 재논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에는 전체 보건복지의료연대 차원의 ‘400만 연대 총파업’을 예고하며,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함께 해당 법안의 폐기를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1일 공식 출범한 치협 제33대 집행부는 투쟁 로드맵이 확정됨에 따라 발걸음을 빠르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치협은 각 시도지부로 긴급 공문을 보내 투쟁 일정을 상세히 공유하고, 각 지부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치협 회관 전면에 ‘의료인 면허취소법·간호법 대통령 거부권을 강력 촉구한다’는 내용의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치과계의 요구사항과 단호한 투쟁 의지를 대내외에 알렸다. 이는 지난 4월 29일 열린 제72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이번 투쟁에 대한 전체 치과계의 총의를 모은 결과로, 이번 투쟁에 대한 치과계의 높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총회에서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에 따른 총파업 결의 및 대통령 거부권 촉구의 건’을 긴급토의안건으로 상정하여, 재석 대의원 189명 중 155명(82%)의 찬성으로 압도적 의결을 이뤘다. 이는 대부분의 보건의료인 단체가 반대해온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최종 법률 공포 전 이를 끝까지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치과계의 요구사항과 관련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처리 절차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해당 법안들은 정부로 이송돼야 하며, 이에 대한 처리 예상일은 5월 4일이다.

치과계 의료인 면허취소법·간호법 관련 투쟁 로드맵
치과계 의료인 면허취소법·간호법 관련 투쟁 로드맵

한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해당 법안들이 정부로 이송된 지 15일 이내에 대통령은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할 수 있다. 오는 5월 16일 예정된 국무회의 상정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에서 재표결이 진행되어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통과된다.

그러나 재의결 후 통과된 사례는 제6공화국 체제가 확립된 이후 단 한 건에 불과하며, 거부권이 발동되면 해당 법안은 폐기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의료인 면허취소법과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건의할 예정이라는 뜻을 수차례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의 경우 야당 주도로 재의결에 나섰지만 총 290명 중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명으로 통과가 무산됐다.

치협 관계자는 “앞으로도 치과계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며, 이번 투쟁을 통해 보건의료인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고, 공정한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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