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실기 환자안전 중요성 인식 변화로 부담 높아져…VR 대안
실기시험 도입 시 평가문항으로 진료문항‧수기문항 등 제안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한의사 국가시험에 그동안 실기시험 도입의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돼 온 가운데 장기적으로 VR을 활용한 평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혜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조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제출한 ‘한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도입 타당성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차진료에 임하는 한의사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지식과 수기, 의사소통능력‧협력적 태도, 전문직업성 등이 중요하게 인식됐으나 국가시험에서 실기시험이 없어 지식에 대한 평가만 이뤄져 온 바 지난 2008년 전국 한의과대학 재직 교수 대상 설문 조사에서 실기시험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이 74.4%로 교수 10명 중 7명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윤 조교수는 “직접 실기 방법은 고부담 시험으로 장기적으로 VR 기술을 활용한 평가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며 “가상환자와 AI를 결합해 병력청취 영역의 평가가 가능하고, 신체진찰의 경우 현 기술 기준 진찰‧시술 범위가 국소 부위로 한정적인 경우와 직접 접촉이 필요하지 않았을 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원광대 한의과대 경혈학교육 콘텐츠 활용모습, 실제 작동장면,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VR활용 임상술기 교육 사례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원광대 한의과대 경혈학교육 콘텐츠 활용모습, 실제 작동장면,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VR활용 임상술기 교육 사례

실제 사회 인식의 변화에 따라 환자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환자들은 숙련되지 못한 의료인에게 검사‧처치 받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어 교육 현장에서는 실제와 매우 흡사한 환경 및 모형을 활용해 임상 술기를 훈련받고 있으며 원광대 한의대, 부산대 치의전문대 등 VR을 활용한 교육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VR을 활용한 실습에서 많은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어 그는 “표준화환자를 통해 구현할 수 없는 다양한 신체진찰의 이상반응을 나타내거나, 한의학의 망진에 해당하는 정보를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활용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술 발전에 발맞춰 VR이 한의사 역량 평가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의학 사상체질의학 소위원회에서는 한의학 사상체질판별에는 환자의 외모(용모, 체형)과 성정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만큼 국가시험 실기 수준의 ‘전형적인 체질인’으로 판단을 위해 가상환자를 설정하는데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필요하며, 신체진찰을 위한 햅틱기술의 결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부 및 근육 같은 무른 질감에 시행하는 술기나, 전신에 걸친 신체진찰이 주를 이루는 진료에 대한 평가는 직접 실기 방식이 좋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의사 국가시험에 실기시험 도입 시 문항유형으로 전체 한의사와 한의과대학 교수진 대상 설문조사, 전문가 델파이를 진행할 결과를 종합해 직접 실기방식의 진료문항과 수기문항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한의사 국시에서 ‘실기시험’으로 평가해야 하는 역량으로 환자 정보의 효율적인 획득과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쉬운 용어로 환자에게 진료계획에대해 설명하는 종합적 진료 수행역량이 1순위로 제시됐으며, 침‧뜸으로 대표되는 한의진료에서 시행되는 시술에 대한 평가인 적절한 술기 수행역량이 2순위로 제시됐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진료문항의 주제로 허리통증, 두통 등을 포함한 48개와 수기문항 주제로 침 시술, 심폐소생술 등을 포함한 24개 안이 제시됐다.

이혜윤 조교수는 “응시자별 진료문항 8개와 복합수기문항 2개를 제안한다”며 “이는 국가 시험 실기시험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한의사의 핵심 역량과 소요 시간, 채점관 인력 등의 현실성, 진료 현장에서의 중요도 및 국가시험의 신뢰성 확보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구체적인 실행방안 도출을 위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며 “한의사 실기시험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서 진료문항‧수기문항 모듈의 추가 개발과 타당도 및 신뢰도 검토를 통한 지속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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