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이모세 본부장, 약학회서 의약품 사고 오류 보고 현황 발표
처방단계 오류가 87%로 가장 많아…의사 등 다학제 소통 도구 개발 필요성도 제기

[의학신문·일간보사=남재륜 기자] 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가 최근 3년 간의 환자안전사고 중 투약오류 분석 결과를 통해 약국의 약물 관련 환자안전사고를 줄이는 전략을 도출해 주목된다.

특히 전체 오류 건수 2490건 중 처방단계에서 잘못된 의약품이 처방된 경우가 1015건(40.76%)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잘못된 의약품 항목에서 효능군 중복‧동일성분 중복이 대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약국 및 병원 내 성분중복 확인이 가능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이모세 본부장<사진>은 최근 대한약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지역약국에서 약물 치료자의 현재 상태 및 활성화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이 본부장은 지역환자안전센터(RPSC) 활동의 일환으로 대한약사회에 보고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년 간의 환자안전사고 중 약국의 의약품 사용오류 보고 현황을 분석했다.

먼저 사고단계 별 보고 현황에서 사고건수는 총 2490건이 보고된 가운데 처방단계 2177건(8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조제단계 133건, 복약단계 72건 등 순으로 보고됐다.

이 본부장은 “처방 단계에서 가장 많은 오류가 발생하는 만큼 처방 단계에서 세부 분석을 통해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며 “약국 내에서 처방 단계 오류는 쉽지 않지만, 조제 단계에서는 약사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향후 조제 단계의 보고를 더욱 독려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처방단계에서 2177건 중 잘못된 의약품이 10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잘못된 의약품 항목에서도 세부적으로는 효능군 중복 또는 동일성분 중복 오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잘못된 용량, 용법 533건, 잘못된 일수 228건, 의약품 또는 용량의 누락 148건 순이었다.

이 본부장은 “약국 내에서 중복 확인을 강화해야 한다”며 “약국 내 제도 개선을 하기 전 효능군중복, 성분중복 확인이 가능한 프로그램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심평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서 동일 기관 내 중복을 확인할 수 없다. 팝업이 많이 뜨는 큰 병원에서는 사용 안 하더라도 의원급에서는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성분명을 확인할 수 있는 의약품명 도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처방단계 오류 발생시 조치 사항에서는 처방의사에 문의하거나, 처방을 변경하는 방법이 각각 1264건, 9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본부장은 “이를 통해 의사 등 다학제와 소통하는 도구가 개발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제단계에서는 잘못된 계량‧계수가 35건으로 가장 많은 오류 건수를 차지했다. 세부 유형으로는 조제 약포지 내 낱알 부족 또는 초과 오류 27건, 일수 또는 횟수 오류 8건이었다.

이 본부장은 “35건 중 14건이 자동포장기계(ATC) 오작동으로 인한 오류였다”며 “앞으로 기계에 대한 관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복약단계에서는 잘못된 용량‧용법‧시간 복용이 39건 보고됐다.

이 본부장은 “39건 중 20건인 51%가 주로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발생했다”며 “고령자가 인지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약국에서 추가적인 도구나 표시를 개발하거나 주의를 기울여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본부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약국에서 발생하는 처방오류, 조제오류, 복약오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각 오류 유형분석을 통해 오류를 줄일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도출된 전략을 활용해 약국내 △의약품 관리 △조제과정관리 △교육훈련 △환자대상 서비스 개선 등 약국의 약물관련 환자안전사고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자 및 보호자 대상 환자안전사고 예방 교육‧참여방향 전략수립 △의약품 사용오류를 줄이려는 정부 제도개선 정책 등에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중증도 별 보고 현황에서 위해없음은 2220건, 경증 87건, 근접오류 74건, 중등증 3건 등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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