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300례 달성 김경환 교수 “수술 후 심내막염 발생 전무, 3년 생존율 92% 달해”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및 대동맥판막폐쇄부전 환자 대상 완전급여 전환, 삶의 질 향상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심장 수술을 할 때 가장 큰 부담은 심장을 세우는 것이다. 심장을 오래 세울수록 수술에 대한 합병증이나 부담이 커지는 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술 판막을 사용한 수술은 통상적인 수술 대비 안전하고 빨리 끝낼 수 있다. 병든 판막을 완벽하게 제거하고 수술로서 완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술에서 할 수 없는 단점을 보완하면서 수술료 문제점도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의 신무기’로서 신속거치 대동맥판막치환술(RDAVR)이 대두가 된 것이다.

기존 판막과는 달리 신속거치 판막은 봉합하지 않고 대동맥 판막륜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수술적 방법이다.

이 분야의 국내 선구자이자 대가로 널리 알려진 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경환 교수<사진>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대동맥판막치환술(CAVR)에 비해 RDAVR은 더 짧은 수술 기간 동안 간단하게 수술을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이다. CAVR 보다 더 적은 수의 봉합을 필요로 하므로 수술 시간이 더 적지만, RDAVR의 경우 인공판막의 넓은 balloon-expandable steel frame 등으로 인해 수술 후 혈류역학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소침습수술 시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고, 대동맥 근부가 작은 환자에서도 삽입이 더 쉬울 수 있다.

여기에 김경환 교수는 “스코프 가이드로 모든 RDAVR을 진행하므로, 환자 판막 및 주변 구조의 해부학적 특성에 맞춰 판막치환술을 진행해, 다른 그룹보다 수술 후 합병증이 더 적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노하우를 소개했다.

그는 “2016년에 처음 RDAVR을 시작한 뒤 대동맥협착 뿐만 아니라 적절한 경우에는 대동맥 역류, 심내막염, 이엽성 대동맥 판막 등에서도 시행해왔다”며 “수술 후 심내막염 발생은 전무했으며, 영구적인 심박동기 삽입은 1.4%에 불과했다. 추적관찰했을 때, 3년 생존율은 92%였다”고 분석했다.

RDAVR에 사용되는 신속거치 판막은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의 ‘인튜이티’, 리바노바의 ‘퍼시벌’ 등이 있다.

제품에 대해서 퍼시벌 S와 인튜이티 모두 수술 시간을 짧게 하고 작은 시야에서도 삽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초/중기 성적에 대한 여러 보고에서도 혈역학적으로 우수하고 합병증율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고 김경환 교수는 밝혔다.

그는 “기술적으로 퍼시벌의 경우 스틸 프레임이 높다 보니 대동맥절개를 더 높게 해야 하는 특징이 있고, 대동맥치환술과 함께 진행할 경우에는 인튜이티가 더 편할 수 있다”며 “하지만 비교 논문에서 판막 간의 수술 후 사망률이나 합병증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고, 수술 후 퇴원 당시의 초음파를 통한 혈역학적 평가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TAVI 판막, 전통적인 외과 수술 판막과 그 외 혁신 판막도 가지고 있는 에드워즈의 신속 판막(제품명 Intuity)이 2016년 국내 소개됐을 때 처음 수술을 한 인물이 바로 김경환 교수다.

김경환 교수는 “이후에도 몇 케이스를 해서 다른 의사들을 지도할 수 있는 PROCTOR(수술 지도 감독관) 자격을 받아 그 역할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케이스 수를 점점 더 확장하면서 100 case를 달성하고, 2년 전 200 case를 달성, 올해 초반에 300 case를 넘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최근 수술하는 대부분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98~99%)에서 거의 ‘인튜이티’ 신속 판막을 쓰고 있다. 과거식으로 하는 전통적인 판막은 대부분 지금 쓰지 않는다. 17년 정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심장 수술을 하며 판막 수술에 대한 노하우나 장단점에 대해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상태에서 ‘인튜이티’라는 새로운 판막을 사용하며, 신기술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면 대부분의 심장 판막병에서 쓸 수가 있게 된다는 걸 발견했다. 이후 해마다 수술 케이스가 점점 늘어나게 됐고, 그래서 국내 최초로 300례를 달성하게 됐다.

그는 “국내에서 제일 많이 하고 있는 것이고, 에드워즈에서 내부적으로 인터내셔널 카운팅을 했는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술 수가 많았다”며 “해당 그룹 중에서는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보험 적용, 본인 부담률 줄어 환자 치료 옵션 및 접근성 확대”

한편 지난해 5월 RDAVR이 증상이 있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및 대동맥판막폐쇄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완전급여 항목으로 전환되면서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경환 교수는 “보험이 적용되면서 본인 부담률이 크게 줄어 환자의 치료 옵션 및 접근성이 확대됐다”며 “이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 상황이 안 좋은 환자들도 큰 부담 없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반겼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경환 교수는 차세대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서 “심장 판막은 몸에 바로 넣었을 때 단기적으로 합병증을 만들지 않고, 이를 극복하려면 장기 성적이 보장돼야 한다”며 “판막의 재질을 만들 때 여러 가지 고정 방법이나 화학 처리 방법들이 지금 굉장히 발전돼서, 조금 더 업데이트되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전반적으로는 판막 자체가 스커트나 다른 부분들도 조금 더 슬림하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넣기도 편하고 환자 몸에 들어가서 부담도 좀 적을 것”이라며 “이 부분은 아마 판막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분들이 충분히 인지를 하고 계시다고 생각하고 계속 발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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