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직전 세계해부학회 회장 굳어진 모습 잊을 수 없어

안규윤 교수
안규윤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2019년 8월에 열린 세계해부학회(IFAA) 영국 런던대회에서 호주 멜버른에 호감이 있던 남아프리카 출신의 학회 회장이 투표 발표 직전에 얼굴이 굳어진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 광주광역시의 승리를 예감했습니다. 당시 1표차로 이겼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치열한 경쟁이었습니다”

​안규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2월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대한해부학회 이사장으로 세계해부학회 광주광역시 유치를 확정했던 순간의 기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1887년부터 5년 주기로 개최돼 온 세계해부학회 행사는 해부학분야에서 제일 오래되고 각 나라가 유치하고자하는 학술대회로서, 2024년 9월 대한해부학회 주관으로 4일간 1,500여명의 국내외 해부학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개최지 관련해서 “호주 멜버른은 관광을 안내하는 드론을 띄어 놓았다”며 “당시 분위기로는 경쟁상대가 별로 없다고 자신한 멜버른은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주시했다.

안 교수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구체적인 전략을 세웠다. 후진국과 개발도상국가의 학회를 주로 공략했다. 연구비가 없는 젊은 회원들에 4일 숙박비 교통비 체류비 등의 지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해부학회는 199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아시아태평양해부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2024년 세계해부학회의 유치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으며 광주관광컨벤션뷰로와 2년간 공동유치 유치제안서 작성과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세계해부학회 개최에 대해서는 “이제 후배들이 잘 치뤘으면 바란다”며 “명예대회장으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성금 모금 활동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려운 일을 성공시킨 안규윤 교수는 젊은 시절 ‘비삼’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비행하는 삽겹살은 그가 일에 열정이 높고 앞장서서 일하는 모습과 함께 모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그는 전남대 기획처장 시절 학생 취업율 향상을 위해 학생처 취업지원과를 융합인재교육원으로 조직을 개편해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CK-1)에서 7개 사업단이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의과대학 학장을 맡고서는 의과대학 학동캠퍼스와 화순캠퍼스를 교육지구로 처음 등록해 미래 의학교육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졌고, 화순캠퍼스가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었으며, 의예과 신입생의 첫 학기에 원만한 학교생활 적응, 학습의욕 고취 및 전공탐색 기회 제공을 위해 Learning class를 처음으로 운영, 그리고 의과대학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의과대학 후원의 밤 행사 등 굵직한 일을 해냈다.

안 교수는 “전남대 총장님과 동승할 기회가 생겨 차내에서 시신기증을 할 수 있도록 추모관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했고 “다음날 기획처장으로부터 견적서를 보내달라는 연락이 와서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사랑을 나누는 영혼의 쉼터’ 문구를 직접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40여년을 교수로서 교육, 학생지도, 연구, 봉사 및 학회 활동을 통해 후진양성, 의학발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전남대학교 및 학회에 크게 기여한 안규윤 교수는 앞으로 제2의 인생에 대해 “우선 세계해부학회 준비를 하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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