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김지택 교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예방”
anti-VEGF 제제 등 고가 약제, 의료보험 삭감 심사 빠른 피드백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국내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 350만 명을 넘어서며, 당뇨병의 대표적인 안과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시력 저하나 실명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7~2021년 당뇨병 생애주기별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당뇨 진료인원은 356만 4059명으로 2017년 대비 69만 7519명(24.3%), 전년 대비 21만 7783명(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합병증 가운데 당뇨망막병증은 녹내장‧황반변성과 함께 실명의 3대 질환으로 최근 10년간 당뇨망막병증으로 치료 받은 환자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늘어나 지난 2011년 25만 4199명에서 2021년 36만 7441명으로 약 44.5% 증가했다.

문제는 당뇨망막병증이 초기에 특별한 통증과 증상이 없어 이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학신문은 중앙대병원 안과 김지택 교수<사진>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망막병증, 안구 내 모세혈관 손상 원인 적극적인 치료 필요

먼저 김지택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의 원인은 모세혈관의 손상으로 인한 시세포 손상이라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택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의 원인은 모세혈관이 막히면서 세포가 손상 되는 것”이라며 “장기간의 고혈당으로 인한 독성이 모세혈관을 파괴시키고 특히 황반부 모세혈관이 손상되는데, 그중 황반부 심층부 모세혈관총의 손상이 시세포의 손상으로 이어져 중심 시력 저하 및 실명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지택 교수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당뇨망막병증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황반부 무혈관 부위의 크기는 확대되고, 황반 심층부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가 떨어졌다. 또한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될수록 황반에 존재하는 시세포에 위축이 생겨 시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 시세포의 위축이 황반부 무혈관부위의 확대 및 황반 심층부 모세혈관총 밀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러한 당뇨망막병증을 찾아내기 위해 그는 초광각안저촬영을 통해 안저검사를 일차적으로 진행 후, 산동검사를 통해 직접 망막을 다시 한번 관찰하고 있으며 모세혈관류가 발견되면 기준에 따라 경증, 중등도, 경도 중증도, 중증과 증식성 비증식성으로 분류하고 있다.

더불어 진행된 당뇨망막병증에서는 조영제를 사용한 형광안저촬영을 통해 모세혈관의 손상 및 신생혈관을 발견 및 확인하고, OCT를 이용해 망막부종 및 시세포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OCTA 검사를 통해 황반부 모세혈관의 손상 정도를 파악해 증식성 망막병증과 비증식성 망막병증 중 눈 상태가 나쁜 경우 레이저항응고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어 그는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anti-VEGF제제 주사로 황반부종을 호전시키면 시세포의 손상도 일부 호전되고 재발 빈도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 당뇨황반부종 초기에 적극적인 주사치료 시행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른쪽상단부터 반시계방향으로)아바스틴, 루센티스, 아알리아, 바비스모
(오른쪽상단부터 반시계방향으로)아바스틴, 루센티스, 아알리아, 바비스모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의학저널 NEJM에 실린 연구에서 anti-VEGF제제 아바스틴, 루센티스, 아알리아 세 가지 약재가 일반적으로 황반부종이 있을 때 효능이 비슷했고, 시력 저하가 많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아일리아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약제들의 효과에 anti-VEGF 제제와 anti-안지오포이에틴-2에도 작용하는 이중항체 제제인 ‘로슈’사의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제제가 지낸해 1월 FDA승인에 이어 올해 1월20일 국내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 전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anti-VEGF 제제, 의료보험 삭감 심사 빠른 피드백 필요

이에 김지택 교수는 정부의 anti-VEGF 제제 등과 같은 약제의 의료보험 허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정부의 약제들에 대한 보험삭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택 교수는 “당뇨황반부종에 쓰는 anti-VEGF 제제는 항체 약제로 고가로, 이 같은 약제들이 의료보험 허가를 받아 쓰이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하지만 약제들이 많이 사용되며 연말이 가까워지면 급여기준에 해당하더라도 예산이 줄어 삭감 건수가 늘어 의료수가를 받지 못한 병원은 경제적 손해를 보고 주사가 필요한 환자는 이 약제로 치료받지 못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진짜 문제는 삭감 결정이 치료 시작 3~4개월 이후, 3~4회 주사 치료를 이미 시행하고 나서 결정된다는 것”이라며 “환자차트 리뷰 등 전산화가 이뤄져 있는 만큼 건강보험공단에서 검토 인력 충원‧시스템 정비를 통해 보험 청구 3~4주 내로 삭감 여부 확인이 가능한 피드백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환자와 의료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당뇨망막병증, 가장 중요한 치료는 예방

한편 김지택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예방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어떤 병이든지 가장 중요한 치료는 예방”이라며 “당뇨망막병증이 생기고 나서 치료하게 되면 이미 시세포‧신경이 많이 손상돼 시력을 어느 정도 보존할 수는 있지만 나빠지기 전에 미리 혈당‧혈압‧고지혈증 조절, 운동, 위생관리, 금연 등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안과에서의 당뇨망막병증 치료는 악화에 대한 모니터링 역할이 크다고 언급했다.

김지택 교수는 “당뇨합병증인 만큼 안과에서 메인 역할은 악화되는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모니터링하는 역할”이라며 “주사제제 같은 경우 계속 사용할 수는 없으므로 안저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를 실시해 신장내과, 내분비내과 등으로 의뢰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