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원, ‘ESG 경영, 세부 평가지표‧구체적 활동 논의 필요’
의료 ESG 경영, ‘치료 잘하는 병원’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병원’으로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종 감염병 대응 필요성 증가와 기후 변화 위기로 이에 대한 대응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생존방식으로 부각되며, 세계 각국에서 탄소중립 정책 등 ESG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국제의료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의료기관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ESG 경영이 필수적인 요소로 세부 평가지표 개발과 구체적 활동 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시됐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30일 ‘국내외 의료기관의 ESG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의료기관의 ESG 경영의 세부 평가지표의 개발과 구체적 활동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국내 의료기관의 ESG경영은 더욱 확산됨과 동시에 의료기관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진흥원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라는 목표를 가진 ESG 경영의 추진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국제의료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의료기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ESG 경영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 보건산업진흥원
자료: 보건산업진흥원

실제 진흥원이 국제의료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관 종사자 877명을 대상으로 ESG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국제의료사업 수행 시에 해외 국가 또는 협력사로부터 ESG에 대한 요구를 받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 경우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해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흥원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ESG는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단순히 ‘치료 잘하는 병원’에서 벗어나 의료활동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병원으로 한 단계 높은 지향점을 추구하는 것으로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방법을 고민하며, 그 과정에서 주변 환경을 고려해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더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ESG 경영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경영활동을 조금 더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료기관 ESG 경영 구체적 활동 추진 중

이에 현재 강북삼성병원, 고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일부 의료기관들은 ESG 경영선포, ESG 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각 영역별 구체적인 활동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서울병원은 ESG를 의료계식으로 해석해 E‧S‧G 분야별 △케어과정에서 오염물질 발생·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병원(E) △환자‧직원 모두 안전하게 진료받고 근무할 수 있는 안전한 병원(S) △공정하고 투명한 의료 생태계를 구축한 공정한 병원(G)을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ESG 추진 전략 (자료: 보건산업진흥원)
삼성서울병원 ESG 추진 전략 (자료: 보건산업진흥원)

이를 기반으로 수열·지역난방 등 친환경 에너지를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량 1만 톤 저감이 예상되며, 원내 의료폐기물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일반쓰레기 혼입 방지’를 통해 의료폐기물을 감축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병상 디스플레이, Darwin-T, 회진로봇 등을 도입해 스마트 진료 현장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Human Error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이고 정확한 회진 등으로 환자 안전을 확보했다.

이밖에 안전한 근무환경을 위한 간호 유연근무제, 직원 위기대응 시스템, 로봇 기반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공정한 병원 환경을 위해 수의계약을 경쟁입찰로 전환하고 ESG 위원회를 운영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 ESG 경영 아직 도입 단계

하지만 일부 병원들의 구체적인 ESG 경영활동에도 불구하고 진흥원은 조사 결과를 통해 국내 의료기관의 ESG 경영은 도입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진흥원의 ESG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ESG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거나 잘 알고 있는 경우는 85%를 차지했다. 중요도에서는 중요하다가 5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9%, 보통은 32%로 나타났다.

또한 겸업을 포함한 ESG 담당자가 있는 경우는 45%로 “이는 의료기관의 ESG 경영에 대해 종사자 대부분이 인지하고 절반 이상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담당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보건산업진흥원
자료: 보건산업진흥원

이어 “ESG 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경영진과 임직원의 인식도 개선 27%,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이 23%로 나타나 인식도 개선을 위한 홍보와 정보 제공을 위한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진흥원은 “의료기관의 ESG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의 환자, 보호자, 의료진, 병원 종사자, 협력업체까지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함과 동시에 의료기관 유형별 실정에 맞는 세부경영 지표, 구체적 활동 방안, 평가지표 등의 세밀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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