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분자량 헤파린 대비 출혈 위험에 대한 데이터가 낮아…와파린 등의 단점 극복
암 관련 VTE 환자 재발율 높아 항응고 치료 중요…6개월 이후에도 NOAC 사용 가능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엘리퀴스는 정맥혈전색전증 암 환자 치료시 출혈 안전성에 강점이 있는 치료제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 방수미 교수<사진>는 최근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출혈위험·재발율이 높은 정맥혈전색전증(이하 VTE)은 항응고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엘리퀴스는 헤파린, 와파린과 효과가 비열등하면서도 출혈 안전성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방수미 교수는 "암 환자를 포함해 VTE 환자에게 출혈이 발생하면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안전성에도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VTE는 혈전을 녹여야 하기 때문에 심방세동 치료에 사용할 때 보다 더 많은 용량을 쓰기 때문에 출혈 위험을 더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수미 교수는 "NOAC 제품 중 엘리퀴스의 강점은 출혈 안전성"이라며 "NOAC 간 직접 비교한 임상은 없지만 저분자량 헤파린과 비교한 임상 3상에서 엘리퀴스는 저분자량 헤파린 대비 출혈 위험에 대한 데이터가 NOAC 중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

방수미 교수는 "암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와파린과 비교한 허가 임상에서도 VTE 재발 예방 효과는 비슷하면서 출혈 위험은 와파린 대비 가장 현저히 감소했던 약제가 엘리퀴스"라며 "다만 모든 NOAC이 그렇듯 복약 중 출혈이 발생한다면 처방을 중단하고 상담을 권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은 암 동반 VTE 환자의 항응고 치료에 아픽사반, 에독사반, 리바록사반을 위장관계 병력이 없는 환자에서 Category 1로 권고했다.

아픽사반, 에독사반, 리바록사반 모두 임상 3상에서 효과를 입증했는데, 다만 에독사반의 경우 위장관 출혈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리바록사반은 실제로 유의하게 출혈 위험이 증가했다.

방수미 교수는 "엘리퀴스는 주요 출혈 및 주요 위장관출혈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조심하자는 개념으로 ‘위장관계 병력이 없는 환자에서’라는 단서를 붙인 것"이라며 "위장관계 병력이 있는 경우엔 저분자량 헤파린이 선호된다"고 언급했다.

VTE는 하지 정맥 내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과 다리 정맥에서 생긴 혈전이 혈관을 타고 우심방으로 넘어가 폐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을 포함하는 질환이다. 발생원인 50%는 수술과 관련이 있으며 25%는 암으로 인해 발생한다.

또한 암 관련 VTE 환자들의 재발율이 가장 높아 항응고 치료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암 환자는 암에 걸리지 않은 환자에 비해 VTE 발생률이 4~7배 높을 뿐만 아니라, 항응고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일반 환자 대비 VTE 재발 및 주요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방수미 교수는 "암 동반 VTE 환자는 재발률이 6개월, 2년, 5년을 지날수록 계속 높아지기 때문에 출혈 위험이 없는 모든 환자는 항응고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암 환자의 VTE 치료 트렌드는 2019년 이전부터 이미 전환되고 있었고 출혈 위험이 낮은 환자 위주로 NOAC을 도입하기 시작해 암 환자에서도 1차 치료제로 NOAC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9년 이전에는 급여를 받지 못해 효과좋은 의약품대신 와파린을 사용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지난 12월 ASH2022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국내 VTE 환자의 항응고치료 패턴 분석 연구를 살펴보면 항응고 치료 3개월 시점에서는 NOAC 치료군의 지속율이 가장 높았지만 6개월 시점에서는 와파린 치료군이 높았다.

방수미 교수는 "치료 6개월 시점에서 NOAC 지속율이 급감한 것은 2019년까지 VTE 환자들에게 NOAC 급여가 6개월까지만 적용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근 급여 조건이 특발성, 원인불명인 경우의 재발, 위험인자가 교정되지 않는 경우는 6개월 이후에도 NOAC을 지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가 확대된 만큼 2023년 하반기까지 최근 4개년에 대한 데이터를 받아 급이 이후 치료 패턴이 변화했는지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수미 교수는 "암 환자 VTE 치료의 기존 표준 요법은 저분자량 헤파린이지만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항암 치료를 하는 암 환자들에겐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저분자량 헤파린이 아니라면 와파린을 써야 하는데, 와파린은 약물 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야 하고 약제와 약제, 약제와 음식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방수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의료진들이 기존 와파린 등의 약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약제를 찾아 신속하게 치료 지침을 변경해 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키워드

#화이자제약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