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마취과 의사로 한국 의학발전에 헌신한 삶, 한권의 책에 담겨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한국 최초의 마취과 전문의이자 대한마취과학회 첫 여성회장을 역임한 의사 신정순의 삶을 되돌아보는 ‘신정순 평전’이 최근 출간됐다.

신정순은 1950년대 당시 한국에서 생소했던 마취과 분야의 최초 전문의이자 한국의 마취과 분야를 선도한 인물로 지난 2010년 영면했다.

이번에 출간된 평전은 ‘마취과 의사’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평생 마취과 의사를 천직으로 알며 한국 의학발전에 헌신했던 의사 신정순의 삶을 재조명했다.

그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시기에 고려대의 전신인 서울여의전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 졸업 후, 의사 초년기를 미군병원과 스웨덴 적십자병원에서 근무하며 서구의 선진 의학시스템을 경험했다. 그는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외과의사가 되려 했으나, 스웨덴의 마취과 전문의 노던을 보고 외과와 밀접한 마취과를 선택하게 된다.

이후 신정순은 국립의료원의 개원 초기 멤버로 병원 운영 안정화에 기여했다. 우리나라에 1년 단위로 파견 됐던 스칸디나비아 의료진과 국립의료원 의료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국립의료원 한국인 최초 마취과장이 돼 우리나라에 맞는 마취과 수련 프로그램을 수립했다.

아울러 모교로 적을 옮겨 고대 구로와 안산, 여주(현재 폐원)병원 개원 당시 3개 병원의 수술실, 중환자실 등의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1993년 은퇴할 때까지 마취과학교실에서 후진 양성 및 고대의료원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정년퇴임 이후에도 후학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이어갔다.

이 책의 저자이자 신정순 교수의 딸인 고대의대 병리학교실 김애리 주임교수는 “다행히 부모님과 함께 한 많은 사진, 서류, 문서, 주고받은 편지글이 남아 있어 이 책을 통해 당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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