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급여 획득으로 환자 순차 치료 포문열려…환자 경제적 부담도 줄여
1, 2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효과 좋아…부작용도 적어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는 내성이라는 미충족수요가 발생했지만 로비큐아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사진 중앙>, 홍민희 교수<사진 좌>, 이지윤 교수<사진 우>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사진 중앙>, 홍민희 교수<사진 좌>, 이지윤 교수<사진 우>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홍민희 교수, 이지윤 교수는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기존 1,2세대 표적치료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ALK 내성 돌연변이를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만큼 로비큐아의 이번 급여권 진입으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병철 교수는 "ALK 양성에는 내성이라는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는데 1세대 의약품 사용 후에는 10개월 정도, 2세대 의약품 사용 후에는 보통 2년 정도 후에 내성이 생겼다"며 "하지만 지난 9월에 로비큐아가 급여가 된 것은 환자 순차 치료의 포문이 열린 것이며, 환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br>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

홍민희 교수도 "1세대를 사용하고 2세대를 사용한 후에도 내성으로 병이 진행되면 약을 변경해야 하는데, 어떤 약제로 변경해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준 것이 바로 로비큐아"라며 "1, 2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로비큐아 임상 2상 데이터를 보더라도 로비큐아는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2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로비큐아 임상 2상 데이터에는 1차 및 2차 치료에서 실패한 환자들의 약 70%에 뇌전이가 있는 상태였다.

임상에 참여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객관적 반응률은 47%로 나타났다. 또한, 내성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로비큐아 사용 후 반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무진행생존율도 좋게 나타났다.

이지윤 교수도 "최근 로비큐아가 급여 인정을 받게 되면서, 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3세대 표적치료제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며 "표적치료제인만큼 다른 약제에 비해 부작용이 덜하다는 점과, 먹는 약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주사를 맞는 것처럼 병원에 자주 방문할 필요 없는 편리성 측면에서도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병철 교수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약물 개발 속도가 빠르며, 성능이 개선된 차세대 약제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뇌전이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심각한 문제였는데, 최근 로비큐아 등 뇌전이에 특화된 차세대 약제들의 등장으로 조절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조병철 교수가 꼽은 차세대 약제들의 특성은 첫 번째로 타겟(ALK)을 잘 억제하고 두 번째로, 변이가 있는 종양 세포에 대한 특이성으로, 타겟과 타겟 이외의 세포를 선별하는 능력 향상이다. 세번째로는 뇌전이에 특화이다.

또한 조병철 교수는 "로비큐아를 1차 약제로 사용하는 글로벌 임상 3상 데이터가 CROWN 스터디인데,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고 또한 올해 3년 팔로업 데이터가 도출될 예정"이라며 "장기간 팔로업 데이터가 나온다면 3세대 치료제를 바로 사용할지 2세대 치료제를 사용하고 나서 3세대 치료제로 순차요법으로 진행할 지 명확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

홍민희 교수는 "ALK, EGFR 등 변이가 있는 환자들은 안타깝게도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율이 떨어지는 반면, 특정 타겟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에 효과가 좋은 편"이라며 "현재는 국내 급여 기준이 2세대 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2세대를 먼저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3세대로 넘어가는 전략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향후 3세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보다 더 축적되면 처음부터 3세대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윤 교수는 "물론 3세대를 1차 치료로 사용했을 때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는건 사실"이라며 "장기데이터와 급여 문제가 해결되어야겠지만, 1차 치료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고 특히 ALK 환자들이 뇌전이 등의 부작용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는 부분을 생각하면 뇌전이에 효과적인 로비큐아를 1차 치료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병철 교수는 "중요한 것은 표적치료제의 대상이 되는 환자들에게 어떠한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논제라고 생각한다"며 " 더 나은 약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환자들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3세대 로비큐아는 표적치료라는 정의에 더 잘 맞는 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비큐아 사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이들은 어느정도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로비큐아 장기간 사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민희 교수는 "로비큐아의 큰 부작용은 고지혈증, 중추신경계 문제이지만 대부분 다른 약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반수 정도의 환자에서는 저절로 조절이 된다"며 "아주 심각한 수준은 100명 중에 1~2명도 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병철 교수도 "고지혈증은 처방약으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며, 인지 기능의 장애나 기분 장애는 50% 이상 상당수의 환자에서 치료가 필요 없는 상당히 경증"이라며 "고지혈증 등 부작용이 로비큐아를 장기간 사용하는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이지윤 교수

이지윤 교수는 "가끔 젊은 여성 환자분들에서 입맛이 너무 돌아서 살이 찐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는데 살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시는 걸 보면 약제가 굉장히 효과가 좋고 환자들이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민희 교수와 이지윤 교수는 희망과 동행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장기 생존에 대해서 강조했다.

홍민희 교수는 "희망을 잃지 말고 저희를 잘 따라주시길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언젠간 내성이 올 수 있는데, 많은 약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생존이 점차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교수도 "좋은 약도 나오고 생존율이 좋아지는 만큼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분들도 저희와 동행한다는 마음으로 치료 받으시면서 오래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병철 교수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분들은 마음이 어려우시겠지만 현재 많은 약들이 개발되고 있고, 올해 9월부터 로비큐아도 처음 급여가 된 상황인 만큼 힘내주셨으면 한다"며 "2세대 표적치료제를 쓰고 있는 환자들이 대다수일텐데 내성이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든든한 약제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주고 하루하루 더 행복하게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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