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지원 개선됐지만 더 많은 지원 필요, 적절한 조치‧약물 사용 어려움
고혈압-당뇨-유전 등 다요인, 예방 중요…식단‧운동‧금연 등 8대 지침 지켜야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11일은 ‘하트 리듬의 날’이다. 대국민 부정맥 질환 인식 개선을 위해 2019년부터 매년 2개의 손가락으로 맥을 짚는 것처럼 본인의 맥이 부정확한지 아닌지를 1차적으로 자가 진단한다는 의미로 11월 11일을 ‘하트 리듬의 날’로 지정하고 올해 3회째를 맞이한다.

부정맥의 대표적인 질환인 심방세동은 옥스포드대학 연구팀이 ‘영국의학저널’에 밝힌 연구결과에 의하면 모든 원인에 대한 사망위험을 46% 높이고, 심장질환 61%, 심원인 급사 88%, 심부전 5배, 만성신장질환 위험을 64%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부정맥 질환 진료 환자 수는 2017년 34만 9980명, 2018년 29만 8497명, 2021년 44만 2959명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최종일 총무이사
최종일 총무이사

문제는 이런 위험성과 질환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진단을 놓치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으로 부정맥은 초기에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합병증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부정맥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학신문은 대한부정맥학회 최종일 총무이사<사진>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정맥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부정맥, 조기 진단으로 합병증 막을 수 있어

먼저 최종일 총무이사는 부정맥 진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증상과 심전도기록, 특히 기저질환 동반여부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부정맥은 발작적인 질환으로 심장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동반됐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선천적인 이상이나 당뇨, 고혈압으로 인해 협심증이나 심부전이 있는 경우는 중증의 치료를 요구하는 부정맥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위험성에 따라 경과를 지켜보거나 약물치료를 할 수 있고 위험한 경우에는 시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며 “심장마비나 급사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제세동기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기 진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노인의 경우 고위험군의 당뇨, 혈압 등이 있다면 뇌경색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선제적 검사를 통해 부정맥 치료가 이뤄진다면, 뇌경색 예방 등의 합병증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일 이사는 다년간의 부정맥 치료를 수행한 경험을 통한 효율적 치료방법과 예방수칙으로 미국심장학회에서 제시한 심장을 지키는 8가지 방법 ‘8대 필수 지침(Life`s Essential 8)’ △식단 △운동 △금연 △체중 △혈압 △혈중 지질 △혈당 △수면을 꼽았다.

최 이사는 “부정맥은 고령, 고혈압, 당뇨, 심부전, 술, 유전적 요인 등 다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심장 8대 필수지침을 잘 지키며 주치의와 질환 조절 해야하고, 위험도가 올라가면 전문 순환기 내과 전문의‧부정맥 전문의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부정맥, 인식과 지원 개선됐지만 더 많은 지원 필요

아울러 그는 국내 부정맥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나아졌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실제 심실조기수축의 경우 환자에 따라 증상이 심하거나 심장기능에 영향을 주는 경우에 약물치료가 통하지 않으면 시술을 진행하는데, 국내 가이드라인은 증상 빈도가 15%가 넘어야하고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확인이 돼야하는 기준이 있어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자가 시술이라는 치료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최근 심장마비 환자 일부 환자들은 먹지 않으면 심장마비가 오는 퀴니딘이라는 유일한 약이 수급 불균형 때문에 생산‧수입이 되지 않아 약값이 기존 5만 원에서 100만 원 이상으로 올라간 상태다.

이에 대해 최종일 이사는 “의사로서 이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고 예전보다는 부정맥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나아졌다”며 “하지만 기술도입의 유연성과 급여의 현실화가 더 이뤄져 더 많은 국민이 치료의 혜택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부정맥학회, 심장의 건강한 리듬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헌신할 것

아울러 그는 부정맥학회가 부정맥 환자 치료와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정맥학회는 1997년 순환기학회 산하 부정맥연구회로 시작해 2017년 정식으로 학회가 창립됐다. 현재 전공의, 전임의, 교수, 간호사, 의료기사 등 부정맥분야에 연관된 의료인력이 같이 마음을 합쳐, 지난해 기준 부정맥학회 회원은 1600명이다.

학회는 부정맥에 대해 국민과 개원의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부정맥과 CPR을 인식시켰으며, 심방세동 보험적용, 2021년 급사에 대한 일부 산정특례, 2021년 심방세동가이드라인 발표, 외국에 의술을 트레이닝해주는 K-medicine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 이사는 “부정맥은 급성으로 오는 위중한 병으로 사회변화로 인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학회는 더 적극적으로 치료와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환자는 의사를 믿어주고, 정부는 제도적인 여건을 뒷받침해 주며, 산업계도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한다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