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질환 위험 감소 효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
호르몬요법, 폐경기 증상 느낄 시 바로 시작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폐경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감소는 폐경기 증상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등 여러 만성질환이 발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폐경 이후 빠르게 증가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여성 골다공증 환자의 무려 98%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보훈병원 산부인과 강지현 교수는 “폐경 후 호르몬요법의 가장 큰 목적은 폐경기 증상 완화 및 이로 인한 삶의 질 향상에 있다"며 "호르몬요법은 여러 연구를 통해 관상동맥질환의 감소 및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의 추가 분석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10년 이내 호르몬 치료제를 복용한 경우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23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에서도 60세 미만 혹은 폐경 후 기간이 10년 이내인 여성에서 호르몬요법을 시작했을 경우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지현 교수는 “특히 폐경이 되면 골밀도의 저하도 급격히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폐경 호르몬 치료제는 골밀도를 증가시켜 새로운 골절 위험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기 골감소증 여성 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한국오가논 리비알(성분명: 티볼론) 1.25mg과 랄록시펜 60mg를 투여한 후 골밀도 변화를 측정한 ‘STEP(Study of Tibolone’s Effects on osteoPenia)’ 임상 연구 결과, 리비알 치료군은 치료 1년 후 요추 골밀도가 2.2%, 2년 후 3.8%로 향상돼 대조군 대비 높은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보였다.

고관절 골밀도 역시 리비알군은 1.26%, 대조군은 0.44% 증가해 척추뿐 아니라 비척추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폐경 당시 골밀도가 정상이었던 환자의 대부분이 리비알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10년 동안 정상 골밀도를 유지했다는 연구도 있다.

Case. A씨 (여, 56세)

A씨는 50세에 이미 요추 T-score가 -2.9였던 폐경기 여성 환자다. 처음에는 SERM 제제를 복용했으나 안면홍조, 발한 등 갱년기 증상이 악화되어 리비알로 변경 처방했다.

이후 갱년기 증상이 모두 호전됐을 뿐만 아니라, 요추 T-score가 52세에 -2.6, 54세에 -2.4, 56세인 현재 -2.3까지 향상됐다. 대퇴 경부 T-score도 폐경 당시 -2.3에서 현재 -2.0까지 개선됐고, 여전히 리비알을 복용 중이다.

강지현 교수는 “폐경 후 10년 이내 혹은 60세 이전이 폐경 호르몬요법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시점이며, 폐경기 증상이 있을 때는 바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하지만 폐경기 증상을 개선해야 할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폐경 호르몬요법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낮다”고 지적했다.

강지현 교수는 호르몬요법과 유방암의 관련성을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 “리비알 1.25mg 용량으로 진행된 연구이긴 하나 LIFT 연구를 통해 침윤성 유방암 위험을 68%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어 “운동, 식이요법,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폐경 증상이 개선되길 기대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전문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폐경 증상의 유무와 상관없이 폐경이 진행됐다면 전문가와 상담하기를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