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헌 의원 “불필요한 규제 없애 업무부담 낮추고 인증비용 낮춰 병원 부담 없애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의료기관 인증 준비가 병원의 과도한 지출과 더불어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을 갈수록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2018년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 의료기관 근로자 2만 96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의 71.5%가 의료기관 인증제로 인해 휴직이나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1년 대한간호협회가 중소병원 교대근무 간호사 1만 42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139명(64%)의 간호사가 의료기관 인증제로 인해 휴직이나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답한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에 따르면, 얼마 전 인증조사를 거친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중인 간호사 B씨는 “조사위원들이 와서 질문을 하는데 거기에 맞는 답을 해야하니 병원에서 책자를 만들어 주고 무조건 외우라고 한다"며 "교육도 들어야 하는데 지각이나 결석을 하면 안되서 쉬는 날에도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더 큰 문제는 간호사들이 업무 영역과 무관한 ‘잡일’까지 도맡아 한다"며 "‘환경관리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인증원의 조사가 이뤄지다 보니 간호사들이 침구류나 커튼까지 본인의 집에서 세탁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초과 근로에도 불구하고 수당이 지급되는 사례는 드물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떤 병원이 인증을 조만간 거친다는 소문이 퍼지면 해당 병원 이직을 기피하는 현상까지도 벌어지는 실정이다.

아울러 조사기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의료기관들에게 청구되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백종현 의원에 따르면, 1주기부터 3주기 인증평가까지 비용이 222억원 들었고, 인건비로 81억원 지출됐다. 백 의원은 "이 중 141억원이 남았는데, 인증원 운영비 및 기타 전산관리비로 쓰여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종헌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통계에 의하면 상급종합병원부터 병원급 의료기관까지 인증에 지출한 비용에 비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지출한 비용은 현저히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종헌 의원은 “이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병원을 상대로 장사하는 격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인증제도가 의료소비자인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라면 의료기관에게 컨설팅 및 인증비용을 과도하게 받아서 인증을 해주는 것은 국가가 의료기관에게 강제적으로 돈을 갈취하는 공사주의적 사고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 백 의원의 지적이다.

백종헌 의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하여 국민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강구되어져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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