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준모, 어플 이용현황 조사…군단위 이하 지역 이용자 2% 그쳐
군단위 지역, 의약품 배송까지 최소 2일·44%는 3일 이상 소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현재 비대면 진료 어플들이 비대면 진료 추진 배경이 되는 의료접근성 강화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비대면 어플의 이용현황 및 보건 의료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8일까지 서베이빌리 리서치전문업체를 통해 10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대면 어플의 이용자 대부분이 수도권 및 광역시에 집중돼 있으며, 군단위 이하 지역의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 중 2%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자에서 군단위지역 이용자 중 비대면 진료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질환 이용자를 보면 코로나19 감염환자는 25%였으며, 56%의 이용자가 감기 및 알러지환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만성질환은 4%에 불과했으며, 피임·비만·탈모·기타질환 등 필수적이지 않은 질환 진료가 14.4%로 나타났다.

약준모는 “비대면 어플 업체의 주장과는 달리, 이용자들은 대부분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심지역, 비대면 진료의 취지와 목적에 맞지않는 질환의 진료 위주, 업체들은 수익성 강화와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시범사업 및 영업을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위주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및 광역시에 집중된 이용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업체들의 비대면 진료 활성화 필요성을 위한 주장과 대치된다”며 “이는 비대면 진료가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게 이용되고 있으며, 어플의 이용은 실질적으로 의료취약지역과 노인층의 접근성 강화에 큰 도움을 주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아울러 의약품을 전달받기 위해 걸리는 시간의 경우, 도시권은 당일배송은 35%에 불과했으며, 51%가 2일이며, 도심에서도 3일 이상 걸리는 경우가 14%로 확인됐다.

군단위 지역은 당일배송이 없었으며 의약품 배송에서 최소 2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4%는 약배송까지 3일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로 인한 온라인 진료가 강화될 경우, 오프라인 형태의 보건 의료기관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 약준모의 의견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액이 증가할 경우 수도권 대비 소매점포의 감소율이 훨씬 더 컸으며, 온라인 거래에 따라 점포수가 증가하는 경우에도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약준모는 “비대면 진료로 인한 오프라인 보건 의료기관의 감소가 현실화 될 경우, 오히려 의료취약지역과 노인층의 경우 적절한 시간에 진료를 보거나, 약을 전달받는 것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서산간지역과 지방의 의료 접근성을 증가시켜야 하며,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진료가 아닌 공공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의 확충과 약국의 확충이 필요하다”며 “특히 도서지역의 노인층의 증가로 인한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전담 가능한 전문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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