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지수·제약지수 각각 8%·16% 급락...의약품지수 상승종목 ‘전무’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6월 들어서만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는 약 17조원에 이른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 중에서는 단 한 개의 종목도 상승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올 초 美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증시 부담으로 작용해 급락한 이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보였던 국내 증시는 6월 들어 다시 급락했다.

여기에는 스테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가능성 우려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리보다 미국의 기준 정책금리가 더 높게 역전을 예고하면서 증시가 폭락하는 모양새다.

이에 금리 인상 압박에 취약한 기술 성장주 대표주자인 제약바이오 업종은 그 피해 정도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2일 기준으로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7.82% 떨어졌으며 코스닥 제약지수는 16.03% 급락한 상태다. 의약품지수와 제약지수 구성종목 155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불과 6종목에 불과했다.

제약바이오 시총 3대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도 각각 3.54%, 2.8%, 27.08%가 떨어졌고 매출 상위 전통 제약사인 한미약품(5.01%↓), 종근당(7%↓), 유한양행(8.94%↓), 대웅제약(12.5%↓) GC녹십자(15.36%↓)등도 하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주가가 급락한 코스피 내 의약품 지수를 살펴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27.08%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이어 일동홀딩스(24.84%)와 신풍제약(24.7%)이 뒤를 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들어서만 시총 2조8180억원이 증발했다. 이 회사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매출 지연과 기대했던 자체 코로나19백신(스카이코비원)의 허가 지연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일동제약의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는 지난달에 이어 큰 폭으로 하락하며 6월에만 24.84% 추가 급락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23%가 떨어졌으며 2000억원 가량의 시총이 증발하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S-217622'에 대해 미국 정부가 선구매 협상에 나섰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하면서 앞서 급등했다. 하지만 임상 2b상 결과, 12개 코로나19 증상 개선 효과가 위약군 대비 뚜렷하게 호전되진 않았다는 것과 일본의 조건부 허가 승인도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풍제약은 개발중인 코로나19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시험 일정이 늦춰진 것이 하락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약지수에서는 피씨엘, 지놈앤컴퍼니, 인트론바이오, 국전약품 등이 급락세를 기록했다.

피씨엘은 최근 코로나19 타액검사키트를 조달청에 판매하기 위한 등록 절차를 완료했다는 소식과 검사키트를 대만에 110억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37.6% 급락했다. 여기에는 그동안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과 더불어 최근 대한 적십자사의 혈액 면역검사시스템(장비 및 4종 시약) 입찰 결과와 관련한 분쟁이 우려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트론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키트 등을 제조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업체 28개소를 점검한 결과, 제조 수탁 관리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15개 업체(21개 제품)에 해당한다는 소식 이후 줄곧 하락했다. 6월 들어서도 31%가 더 떨어졌다. 위반업체에 적발된 곳은 인트론바이오 외에도 피씨엘, 미코바이오메드, 수젠텍, 에스엘에스바이오 등이 해당됐다.

반면, 애드바이오텍(11.65%), 이수앱지스(11.19%), 테고사이언스(11.11%), 지노믹트리(5.18%), 녹십자엠에스(3.77%), 네이처셀(1.13%) 등은 상승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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