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과의사회, 소청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와 ‘비대면 진료 도입’ 설문조사 실시
25일 마감 추후 결과 토대로 대응 방향 설정 계획…대부분 재택치료 경험 이후 조사 핵심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내과 의사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시적으로 풀린 ‘비대면 진료(전화상담 및 처방)’의 실질적 도입에 대한 대규모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의료계 안팎으로 비대면 진료 도입 여부에 대한 찬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의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대응기조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시내과의사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
왼쪽부터 서울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

박근태 회장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내과뿐만 아니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가정의학과의사회도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25일에 마감된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시행된 비대면 진료는 상당수의 병의원들이 참여해 많은 환자들이 경험하게 됐다”며 “이에 의협 정기총회에서도 코앞까지 닥친 원격의료 제도화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자는 방향으로 결정됐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데다 의료환경과 환자에 미치는 영향 등이 면밀히 검토․준비되지 않았다는 게 박 회장의 지적이다.

특히 의료계가 아닌 정부의 경제 관련 부처와 의료기기업체나 플랫폼 기업들의 주도로 정책이 결정된다면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많은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박 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아무런 준비 없이 진행될 경우 의료계에는 큰 재앙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이에 그동안 의사들의 비대면 진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내과의사회는 원격의료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미 10명 중 6명 이상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비대면 진료가 확대되기 이전이다. 즉 현재 대부분 내과 의사가 비대면 진료를 경험했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재택치료 후 내과 의사들의 민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기본적으로 내과의사회 기조는 반대이지만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응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과의사회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가 아닌 의료계 주도로 비대면 진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일부 의사들이 플랫폼 업체들과 이권이 연관돼 찬성 여론을 유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이권과 연관돼 있는 사람들이 비대면 진료 찬성 쪽으로 여론을 유도하고 있다”며 “속내를 숨기고 비대면 진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의사 동료들에게 자기 이권을 위해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내과의사회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검증을 통한 신중한 접근과 더불어 공적 전자처방전 사업을 위한 ‘의학정보원’ 설립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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