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이용 파킨슨병 진단, CT 이용 뇌졸중 진단 솔루션 등 핵심 연구 아이템 주목
신동훈 대표 “의료용 AI SW 단순 도입 아닌 뿌리내릴 수 있는 장기적 지원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휴런(대표 신동훈)은 2017년 11월에 설립된 뇌 의료영상(MRI, PET, CT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정량화하는 AI 솔루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사명은 휴먼과 뉴런의 합성어로, ‘사람’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 중심의 AI 의료기업으로서 효과적이고 획기적인 임상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신동훈 대표<사진>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와 같은 뇌신경계 질환에 대해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기존 의료 환경에서는 직접 수행이 어려웠던, 진단 핵심 정보를 AI 기술을 통해 제공하는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런은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신동훈 교수의 신경질환 타깃으로 한 연구 수행해서 출발한 기업이다. 2017년 ‘중추신경계 질환을 위한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높이는 바이오마커 개발’을 주제로 한 보건복지부의 연구과제 수행이 회사 설립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AI를 기반으로 한 영상 바이오마커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었던 신동훈 대표는 획기적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막고자 직접 상용화를 결심했다.

현재 핵심 연구 아이템이 4가지가 있다. MRI를 이용해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솔루션, PET와 MRI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솔루션, CT를 이용해 뇌졸중으로 진단하는 솔루션 그리고 MRI를 이용해 뇌종양을 찾는 솔루션이다.

신 대표는 “기존의 영상 검사 또한 좋은 진단 툴이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한계를 AI가 해결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개발한 기술이 지금의 뇌신경질환 분석 SW가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휴런은 MRI를 이용한 뇌 내 뉴로멜라닌 촬영 기법 고도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뉴로멜라닌 영상은 파킨슨병, 조현병 등 도파민 관련 병증을 조기 진단하는데 유용한 최신 영상기법이다. 연구를 통해 MRI 제조사와 관계없이 높은 영상품질 및 범용성을 달성할 수 있는 뉴로멜라닌 영상기법을 개발해 추후 임상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휴런이 개발한 mPDia는 나이그로좀1 영역에 기반한 파킨슨병 진단기술로, 개발하는 ‘뉴로멜라닌’ 기반의 진단기술과 병용한다면 진단의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뉴로멜라닌 영상 계량화, 파킨슨병 병기 상세 구분 기대

또한 뉴로멜라닌 영상의 계량화를 통해 파킨슨병 병기를 상세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신약개발을 위한 바이오 마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의료기술, 유럽 CE 및 미국 FDA 등 인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휴런이 자체 개발한 ‘뇌출혈 영상 판독 AI 소프트웨어’
휴런이 자체 개발한 ‘뇌출혈 영상 판독 AI 소프트웨어’

현재 준비 중인 차기 제품으로 Meta-Finder라는 솔루션이 있다. MRI를 이용해 전이성 뇌종양을 검출하고 그에 대한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해 의료인의 진단을 보조하는 솔루션이다.

Meta-Finder는 뇌 MR 영상에서 밝은 구 형태로 보이는 전이성 뇌종양을 자동으로 분류해 전이성 뇌종양을 검출한다. 검출 결과의 크기와 개수 등의 정보를 제공해 의료인이 전이성 뇌종양을 진단하는데 보조할 수 있다.

한편 휴런은 현재 한국과 해외 시장 진출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공공조달 사업을 통한 판매와 민간 기업들과의 파트너링을 통한 판매, 그리고 병원에 직접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공공조달 사업을 통한 판매 및 병원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판매를 기획 중이며,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네덜란드 AMC 등과 임상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신 대표는 “인천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 소재 병원 및 길병원을 시작으로 사업화를 추진 중이지만 용이한 상황은 아니다”며 자사 기술에는 자부심이 있지만, 사용자의 인식이 보수적인 것도 공감하고 있는 상태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이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주고 있다는 부분은 감사한 마음이지만 단순히 의료용 AI SW의 도입을 지원하는 것은 결코 윈-윈이 될 수 없다”며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는 있으나 뿌리내려 자생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데, 장기적으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안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가 소개한 대표적 사례는 정부에서 병의원과 컨소시엄을 이뤄 솔루션의 도입과 향후 사용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이다. 예를 들자면 ‘닥터앤서 클리닉’ 같은 사업으로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의료현장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경험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휴런 같은 기업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는 바램이다.

휴런은 파킨슨 솔루션의 보건신기술(NET) 선정으로 혁신제품 지정까지 성공했다. 이를 통한 시범구매사업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러한 지원책도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료AI의 사용경험을 늘리고 좋은 사례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

“의료계 수용 위해 보험급여 인증 통한 명분 제시 절실”

하지만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건강보험 수가에 진입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정부의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불분명하다고 느끼고 있다. 혁신의료기술제도를 통과하는 기술이 늘고 있는데,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임상근거창출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도 사실이다.

휴런 mPDia 사용자 인터페이스 이미지
휴런 mPDia 사용자 인터페이스 이미지

보험수가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결국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먼저 최소한의 데이터 기반을 쌓아놔야 해외 진출이 훨씬 더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현존하는 AI 진단기술은 최소한 빠르고 간편하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효익을 높여줄 수 있다”며 “휴런 등 특정 기술은 더 정확하고, 새로운 진단법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환자 및 국민의 수요가 더욱 높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업체는 의료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의료계의 수용여부가 중요한 변수”라며 “의료계와 환자의 이해관계는 전혀 다르며, 훨씬 보수적이기 때문에, 보험급여 인증을 통한 시그널 및 명분을 제시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휴런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굴한 기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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