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 증가, 근육량 증감 비해 폐기능 감소에 더욱 영향 끼쳐…'체중조절·근육 운동이 폐질환 예방'

(사진 왼쪽부터)이소희, 김선신, 박흥우 교수
(사진 왼쪽부터)이소희, 김선신, 박흥우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 운동을 병행하면 폐기능 감소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알레르기내과 이소희, 김선신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흥우 교수 연구팀은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만5476명을 대상으로 체성분 변화가 폐기능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상군을 평균 8.95년에 걸쳐 체지방과 근육량의 변화와 FEV1(1초 노력성 호기량, 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의 감소 속도를 분석했다.

FEV1은 1초간 폐에서 강제로 내보낼 수 있는 공기의 양으로, 기관지천식이나 COPD와 같은 폐쇄성 폐질환의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그 결과 근육량이 감소할수록, 체지방이 증가할수록, FEV1 감소 속도가 빨랐고 여자보다 남자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170cm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1년에 289g의 근육이 늘면 FEV1 감소 속도를 매년 30.79ml 줄이고, 같은 양의 체지방이 늘어나면 매년 59.65ml 증가시켰다.

연구팀은 근육량과 체지방의 변화를 사분위로 나누어 가장 변화가 크거나 작은 그룹을 조합해4개의 그룹으로 재분류하고 감소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FEV1 감소 속도는 ‘근육증가, 체지방감소가 가장 큰 그룹’에서 가장 느리고 근육감소, 체지방증가가 가장 큰 그룹에서 가장 빨랐다.

특히 근육과 체지방이 함께 증가한 그룹은 근육과 체지방이 함께 줄어든 그룹보다 FEV1 감소 속도가 빨라 체지방 변화가 근육량 변화보다 FEV1 감소 속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근육이 늘더라도 체지방이 함께 증가하면 폐기능 감소를 가속화 시키고, 근육이 빠지더라도 체지방이 감소하면 폐기능 감소가 줄어든다.

연구팀은 체지방 증가가 폐기능 감소를 악화시키는 원인을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이 폐조직을 손상시키고 기관지 염증을 촉진하여 폐기능이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소희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 체중 조절을 통해 폐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체중 조절과 함께 근육량을 늘리는 노력을 병행한다면 폐기능의 감소 속도를 더욱 늦추어 폐쇄성 폐질환을 예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저널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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