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대구로병원 정희진 병원장, ‘혁신’과 ‘소통’ 집중 강조
외래관 통한 중증환자 진료시스템 강화-상급종합병원 위상 확고 다짐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고려대학교구로병원 설립된지 40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병원장이 최근 탄생했다. 그는 바로 정희진 신임 병원장(감염내과).

최근 의학신문은 정희진 병원장<사진>을 만나 앞으로의 고대구로병원 경영 방향과 임기 동안의 목표를 들어봤다.

정 병원장은 우선 가장 중요한 점으로 ‘혁신’과 ‘소통’을 손꼽고, 고대구로병원의 중증환자 진료시스템 강화와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외래관 통해 중증질환치료-연구중심 시스템 전반 개편=특히 정 병원장은 오는 2022년 5월 준공을 앞둔 ‘외래관’을 통해 특성화센터를 확장 재배치하고, 공급자 중심의 진료가 아닌 ‘수요자 중심’, 진료과 중심이 아닌 ‘질환 중심’의 진료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병원장에 따르면 외래관은 고대구로병원가 미래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의 시작이다. 연면적 2만8290㎡(약 8557평) 규모의 지상 6층, 지하 6층으로 건축되며, 외래진료실 및 검사실, 교수연구실, 주차장 등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상대적으로 중증환자 비율이 적은 진료과인 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 총 9개 진료과가 확장·이전될 예정이다.

아울러 진료실, 대기실, 검사실 등 외래의 각 공간은 현재보다 약 1.5배 넓히고, 지하에는 주차면을 증설하는 등 환자중심의 쾌척하고 편안한 의료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

정 병원장은 “외래관은 단순한 공간 확충이 아니라 중증질환치료-연구중심으로 병원의 시설과 시스템 전반을 재편하는데 의의가 있다”라며 “본관과 신관은 중증전문 시스템을 강화해 급성기, 중증, 응급환자 중심 진료에 집중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전달체계 최상위 병원(상급종합병원)의 롤모델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권역응급의료센터도 공간을 확장, 중증구역의 효과적 배치를 통해 중증응급외상환자, 중증급성기환자의 치료를 위한 국내 최상위 의료기관으로서의 면모를 확고히할 것”이라며 “중환자실, 수술실, 영상의학과의 공간 확보와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난도 중증질환 중심의 전문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활성·특성·가속화 통한 의료사업화 견인=이와 함께 정 병원장은 ‘누구나 연구할 수 있는, 연구하기 좋은 고대구로병원’의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병원장은 “의생명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진연구자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확충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병원이 잘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특성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구로병원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 이후 폭넓고 탄탄한 연구 인프라 구축과 함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의료기술 사업화에 주력해 왔다.

이에 의료 산업화에 최적화된 내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마트헬스케어, 정밀의료기기, 차세대 신약 플랫폼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갖추고 의료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9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건의료분야 기업 육성·지원을 위한 ‘개방형 실험실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기업체와 의료진간의 공동연구를 활성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올해는 고려대 구로병원은 서울시로부터 ‘G밸리 의료기기 개발 지원센터’ 위탁운영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3년간 총 약 12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 병원장은 “주변 바이오벤처 기업, 주요 대학, 정부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의료분야 연구 사업화를 견인함으로써 고대구로병원을 ‘한국형 의료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교원들이 기업들과 함께 의료기술개발과 실용화 분야에 실질적인 협력연구가 가능하고, 실익이 창출되도록 연구부원장을 중심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통 중점 직원과 함께 꿈꾸는 미래 만들겠다=이밖에 정 병원장은 병원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함께 고대구로병원을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정 병원장은 지난 2004년 구대구로병원 감염관리실장을 시작으로 기획실장, 고려대 의무기획처장 등 병원과 의료원의 여러 행정을 경험하며 경영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같이 다양한 보직을 역임하면서 병원 구성원들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 병원장은 “교직원들에게는 고대구로병원이 평생직장이므로, 즐거운 공간이자 자부심의 대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으고 적극 반영함으로써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잠재적 생산성을 향상시키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백신분야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정 병원장은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장 등을 역임, 현재 대한항균요법학회장,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는 물론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백신 수급 및 접종 대책 수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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