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재택의료 실효성에 회의적…현장 고려 전문가와 협의 거쳐야
재택 중이던 확진자 사실 숨기고 응급실 내원하기도…병원 방역 뚫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개원의들이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서 추진되는 ‘재택치료’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아직까지 재택치료를 통해 ‘코로나19’를 대응할만한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와 관련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석 대개협회장
김동석 대개협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지난 14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개최한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날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를 대응하기 위한 응급의료체계는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예를 들어 백신 예방접종만 보더라도 정부에서는 국민들에게 접종 후 불편하면 응급실로 갈 것을 안내하고 있지만 사실상 응급실은 불편하다고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는 게 이 회장의 지적이다.

이 회장은 “하루 10~20명씩 백신 접종 후 불편하다며 응급실에 오는데 이러한 인원 응급실에 2시간씩 누워 있으면 정작 응급으로 치료를 받아야하는 환자가 진료를 받을 자리가 없어 위험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와 함께 이 회장은 재택치료를 받던 확진자가 사실을 숨기고 응급실에 내원해 병원의 방역이 뚫린 사례도 발생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 회장은 “노인 환자가 확진 사실을 숨기고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의사 3명과 간호사 3명이 격리에 들어갔고, 이 환자는 55시간째 응급실에 누워있다”라며 “경증이라서, 투석이 필요해서 병원을 옮기지 못하다가 48시간 이후 기도삽관으로 중환자가 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는 총선 때문, 위드코로나는 대선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라며 “국가적 위기상황을 넘겨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대책이나 지원 등 중요한 정책에 있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줬으면 한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개원의들은 재택의료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 환자는 24시간 관리가 필요한데 모두 재택으로 관리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대개협 좌훈정 기획부회장은 “병원급에서 관리할 수 없는 코로나19 환자를 개원가에 맡기려는 거 같은데, 협조할 용의는 있지만 재택관리가 가능한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24시간 관리가 필요하고, 만약 상태가 나빠지면 즉각 케어가 필요한데 개원가는 퇴근 후나 휴일에 방문진료를 못하고, 전화도 못 받는 등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책을 급하게 추진하기에 앞서 의료계 전문가들과 충분한 협의와 논의를 거쳐 진행해야한다는 게 대개협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아지면 재택치료를 할 수밖에 없고, 개원의들이 적극 나서 사명감을 가지고 방어 치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환자 상태나 시간 등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상해야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전문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면 국민 건강에 보다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게다가 재택치료가 고착화되고, 원격의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이에 대해 정부가 명확히 정의를 내려줬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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