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수진자 자격조회 서비스 먹통
대개협 "환자들 불편 겪어..언제 재발할지 모른다" 비판하고 사과 요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건보공단 수진자 자격조회 서비스가 먹통이 된 것에 대해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 회장 김동석)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오전 10시부터 12시경까지 약 2시간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수진자 자격조회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건강보험 자격확인이 되지 않는 환자들이 오랫동안 대기하거나 진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24일 대개협은 "지난 23일 공단 측 관계자에게 지난 18일 사태에 대한 자초지종을 문의하였으나, 신뢰하기 어려운 답변을 받았다"며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대개협에 따르면, 공단은 수진자 자격조회 시스템이 다운된 이유를 인증모듈 소프트웨어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원인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으며, 에러가 계속 반복되어 결국 시스템을 재부팅 한 뒤에 다행히 복구됐다는 답변을 전달했다.

대개협은 "인증모듈 소프트웨어의 문제라면 아직 다 해결되지 않은 것이며, 언제 다시 이런 사태가 재발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공단은 이번 사태가 병·의원에서 사용하는 청구 프로그램의 서버 인증 절차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하여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런 인증 절차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공단의 문제를 요양기관이나 청구 프로그램 업체에 전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영문을 모르는 환자들이 진료가 미뤄지는 것에 대해 병·의원에 항의하여 크게 곤욕을 치렀다"면서 "정작 공단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은 그렇다 쳐도, 연휴가 끝난 오늘은 공단의 책임자가 불편을 끼친 의사들은 물론이고 국민들께 공식적으로 사과했어야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또한 “현행 법률상으로도 건강보험 가입자 관리는 공단의 기본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는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는 공단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병·의원은 국민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공단을 도와주는 것인데, 이를 망각하고 공단의 잘못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개협은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더불어 확실한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아울러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될 경우 그 기간 동안에 진료한 것에 대해서는 수진자 자격조회가 안 되었더라도 건강보험에서 다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동석 회장은 “지난 수년 동안에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으며, 그럴 때마다 공단은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작태에 회원들이 분노하고 있으며, 더 이상 공단을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에는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공단이 납득할만한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공단의 업무태만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항의를 제기함은 물론, 국민권익위원회 민원이나 감사까지도 의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의료기관들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토요일은 물론이고 일요일이나 공휴일, 야간에도 근무를 하는 곳들이 많다"며 "그런데 정작 건강보험을 책임지는 곳인 공단은 평일 근무시간 외에는 급한 일이 있어도 연락도 안 되고 먹통이 될 때가 많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단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기 바란다”고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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