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센터장에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백신 플랫폼 확보부터 유니버셜 백신개발까지 목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몸집 키워갈 것..우수 인력 확보 위한 신분 보장에도 노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백신혁신센터를 통해 백신 플랫폼 확보 및 구축, 이를 통한 임상 성공, 궁극적으로는 유니버셜 백신 개발이 목표입니다. 외부 인력 시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연게를 통해 몸집을 키워나갈 방침입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감염내과 교수(고려대 정몽구 백신혁신센터 초대 센터장)은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인터뷰에서 백신혁신센터 건립 의의와 향후 중장기 비전을 설명했다.

고려대의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백신 및 치료제와 관련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혁신형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민간 백신개발센터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메디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할 예정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층 규모에 연면적 약 3476평에 달한다. ABSL3, BSL3과 같은 동물실험실, BSL2, 동물사육실, 일반동물실험실 등이 5층에 위치한다.

지난 8월 31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고려대의료원에 글로벌 신종 감염병 대응과 인프라 확충에 써달라며 쾌척한 사재 100억원이 운영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고려대는 김우주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초대 센터장에 임명했다. 임기는 2023년 8월 31일까지 2년간이다.

김 교수는 2003년 사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조류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등 감염병 유행마다 정부 대응의 자문역할을 맡는 등 최고수준의 감염병 권위자로 꼽힌다. 또한 2010년 신종플루 범 부처 사업단 단장을 역임하는 동안 각종 인풀루엔자 백신 개발 성과를 거두면서, R&D 노하우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협업처럼, 혁신적 감염병 연구를 통해 인류 건강에 증진한다는 것을 운영 목표로 삼았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위한 3대 중기 전략으로 ▲단기(5년):백신 플랫폼 확보·구축 및 다각화 ▲중기(10년):듀얼백신 개발 ▲장기(20년):모든 종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유니버셜 백신 개발을 내세웠다.

20년 이상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될 이 3대전략은, 먼저 첫 5년의 경우 플랫폼을 확보하고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김우주 교수는 "3년정도 비임상을 성공리에 마친 후 다가올 1년 전후로 임상 1상을 마친다는 계획"이라며 "물론 100억원이라는 자금도 사실 부족한 것은 맞고, 인력도 현재는 충분치 않다. 그러나 100억원의 자금을 '마중물' 삼아 500억, 1000억이 될 수 있게 최대한 활용하고 키워낼 예정이며, 필요인력도 보충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초기단계에서 플랫폼 확보 및 구축이 특히 중요하다. 백신 항원이 우주탐사선이라면 플랫폼은 이를 어디로든 보내주는, 추진력을 갖춘 로켓에 비유할 수 있다"며 "mRNA든 바이러스 벡터기반이든 성공적 감염병 대비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초기 플랫폼 확보 및 다각도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2030년까지 10년간 감염병 전문인력 양성, 국제 협력체계 구축, WHO 지정 백신 연구 협력센터 지정 등의 계획도 전달했다.

◆ 목표 달성 위해 외부와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강조

김 교수는 100억원의 자금을 마중물 삼아, 재원을 불려나가고 성공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과거 신종인플루엔자 범 부처 사압단 단장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사실 중소기업하나를 운영한 것과 다름이 없다"며 "이를 통해 SK케미칼과 스카이셀플루 4가 독감백신 개발했고, 녹십자와도 세포배양백신 작업했다. 이 같은 경험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생물학교실, 연구중심병원 관련 기업 등 고려대의료원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의 기관, 글로벌 제약사 모든 것이 연계 대상이다"라며 "질병관리청, ivi국제 백신연구소부터 사노피, GSK, 머크, 화이자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까지 모두 필요하다면 교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함께 중요한 것은 재원의 선택과 집중"이라며 "100억원을 종자돈으로 삼고, 빌게이츠 펀딩, CEPI 활용 등으로 불려나가야 한다. 동시에 외부에 좋은 기술이 있으면 협업하든, 사오든, 공동개발을 통하 이윤을 나눠갖는 전략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수인력 확보 위한 신분 보장도 노력

정몽구 백신센터는 국내 감염병 연구의 선두주자인 고려대 감염내과 정희진, 송준영 교수와 미생물학교실 박만성, 김진일 교수 등 최고수준의 연구진을 확보한 상태다. 각각 코로나19 확진자 무증상 규명, 코로나19 전파기간을 규명한 바 있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아직 세부조직 구성에 필요한 구체적인 인원 계산이 되지는 않았으나, 백신개발 비임상, 임상을 연계하는 노하우를 가진 직원을 채용할 것이다"라며 "또한 비즈니스에 감각을 가진, 효율적으로 사업화 할 수 있는 직원도 채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과감한 신분보장도 이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좋은 직원을 채용하려면 안정적인 정규직 신분 보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며 "의무부총장께 정규직 상응 보장해 달라는 요청을 최근 했는데, 허락한 수준은 아니지만 계획을 짜와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결재안을 올릴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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