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종충남대병원 나용길 원장, 의료수요 충족 위한 병상 확보 필요성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세종충남대병원이 개원한 지 1년 만에 지역거점병원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 개원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지역민의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의학신문은 최근 세종충남대병원 나용길 원장을 만나 지난 1년간 이뤄낸 성과와 향후 목표를 들어봤다.

나용길 원장에 따르면 세종충남대병원의 개원 준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1년이 지난 현재 안정적으로 정착한 상황이다.

지난 2012년 행정도시로 출범한 세종시는 정부기관 입주와 주변의 인구 유입이 급증함에도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인 의료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중증 응급환자 발생 시 대전, 청주 등 인근 지역으로 이송이 불가피해 지역민들 불안과 불편이 컸지만, 세종충남대병원의 개원 이후 해소된 분위기다.

나 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의료 인프라 부족에 따른 지역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고, 중증 응급질환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지역거점병원으로서의 막중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자신했다.

이는 개원 2개월 만에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개원 3개월 만에 대한뇌졸중학회로부터 세종지역 최초로 뇌졸중전문센터 인증, 보건복지부로부터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선정 등 전문적인 진료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세종충남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서 지역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세종지역 감염병전담병원으로써 ‘코로나19’ 지역확산 차단 등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세종충남대병원은 단 한 건의 원내 감염자 없이 422명(8월 12일 기준)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으며, 3개월간 대전·세종·충청 생활치료센터 운영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나 원장은 이같은 긍정적인 결과에 개원 전부터 세종충남대병원이 감염병에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게 준비했던 점을 손꼽았다.

나 원장은 본원인 충남대병원에서 사스와 신종인플루엔자는 물론 지난 2014년부터 세종충남대병원 건립단장과 개원준비단장을 역임하면서 메르스도 경험한 만큼 신종감염병 대응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것.

나 원장은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지역확산 차단과 확진자 치료 등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극복해 나가고 있다”라며 “이는 철저한 설계와 준비로 이뤄낸 값진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 개소한 헬스케어센터도 세종충남대병원의 성과 중 하나다. 세종시 내부적으로 검진에 대한 니즈가 있었고, 센터 개소 이후 만족도가 매우 높은데다 외래로 연계되는 사례가 많아 질병 예방적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나 원장의 설명이다.

나 원장은 “헬스케어센터는 상담을 통한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특히 검진 후 유소견자들에 대한 진료 연계 네트워크인 ‘패스트트랙’ 시스템으로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설명 잘하는 병원’을 모토로 세분화된 전문 의료진을 투입한 결과 평균 93%의 만족도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증가세 따른 병상 확대 필요 반면 부지 협소=아울러 나 원장은 세종시의 인구 증가에 따라 병상 확충이 필요한 반면 부지가 협소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장기적으로 세종충남대병원이 현재 500병상에서 1200병상 규모로 확대돼야 지역민의 의료서비스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세종충남대병원이 다른 국립대병원 분원과 비교했을 때 부지가 협소해 병원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될 수 있다는 게 나 원장의 우려다.

실제 병상 규모가 비슷한 창원경상대병원 부지는 7만 4250㎡임에 반해 세종충남대병원은 46% 수준인 3만 4275㎡에 불과하다. 또 양산부산대병원(23만 1000㎡, 1,209병상), 분당서울대병원(16만 2053㎡, 1,334병상), 칠곡경북대병원(9만 5667㎡, 830병상)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 원장은 “병원 바로 옆 부지가 세종시 공원 부지인데, 도시계획과 맞물리는 측면이 있어 현재 시와 협의 과정에 있다”며 “부지 확보를 위해 시의회, 시민단체들과 공청회를 통해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설립·운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국유·공유재산을 공공보건의료기관에 무상으로 대부 또는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

즉 국립대병원 성장을 위해서는 해당 법률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나 원장은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민의 의료서비스 요구 충족을 위해 지자체와 지역사회, 정치권의 협조를 통해 역량을 결집한다면 세종충남대병원 기능 확대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동·청소년-여성 특화병원 물론 5주기 상급종병 목표=아울러 나 원장은 병상 확대의 필요성으로 세종시 인구 특성상 어린이와 여성의 많다는 점도 예로 들며, 향후 여성과 소아청소년 진료에 특화된 병원으로서의 목표도 설정했다.

나 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은 세종시 특성에 맞춰 ‘여성’과 ‘소아청소년’ 진료 만큼은 세계적으로 특화된 병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전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운영 측면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세종시 최초의 국립대학교병원으로서 의료의 공공성을 감안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세계적 수준의 소아청소년센터나 여성의학센터 구축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한다면 평생을 케어하는 특화된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게 세종충남대병원의 분석이다.

아울러 나 원장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중증도 평가를 높여 상급종합병원 지정에도 도전한다는 뜻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상급종병 지정을 위한 마스터플랜에 따라 2021년 9월에 3주기 급성기병원 인증평가, 2023년에 인턴 선발, 2024년에 전공의 선발, 2026년에 상급종병 지정 신청 후 2027년에 최종 지정받는 것으 목표라는 것.

나 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은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와 전국에서 손꼽히는 상급종합병원 성장을 목표로 출발했다”며 “의료의 지역균형 측면에서도 세종충남대병원은 수도권 집중이 아닌 세종 중심의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종충남대병원은 365일, 24시간 교수진이 진료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환자 중심, 인간미 넘치는 병원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라며 “또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고 진료, 연구, 교육, 공공의료까지 지역민 기대에 부응하는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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