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비대면 활용 편의성 높은 학술 교류…국제학술지 자리매김 최선
김동준 회장 “정부 내 바이러스 간염 및 간질환 총괄 부서 통합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간염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중요한 시작은 환자들이 제때에 전문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간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간염은 정기적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간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정기적 추적관찰과 필요한 치료를 잘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간염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기적인 진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과 간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도 아직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학회 활동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한간학회가 학술 교류 및 대국민 홍보에 있어 꾸준한 성과를 내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종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돼서야 의료기관을 찾는 불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한간학회 김동준 회장<사진·한림대춘천병원>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의학은 다른 어떠한 분야보다 학회를 통한 학술 연구와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부터 학술활동에 많은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비대면 온라인 학술활동으로 빠르게 전환했다고 밝혔다.

먼저 학회는 지난 4월에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발표했다.

이어 한국인 간암 환자 유병률과 치료현황 등에 대해 간암 팩트시트를 만들었으며,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간질환의 흐름을 정리하고 간질환 극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인 간질환 백서를 가을학회에 맞춰 발표하기 위해 개정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또한 대한간학회의 가장 큰 학술행사 중 하나인 ‘The Liver Week’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virtual conference로 진행했고 직접 대면이 어려운 온라인 학술대회이었지만, 국내외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발한 토론의 장이 됐다. 앞으로도 대한간학회는 온라인 학술 활동의 장점을 활용해 편의성이 높은 학술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동준 회장은 코로나19로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 5월 전 세계 35개국에서 총 1300여 명이 virtual conference로 열린 ‘The Liver Week 2021’에 참석해 간질환에 대한 기초, 중개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열띤 토론을 하며 최신 지식을 서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간학회 영문 학술지인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Clin Mol Hepatol)’SCIE에 등재된 이후 괄목 성장을 거듭하여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IF)6점을 넘어섰다.

특히 김 회장은 아태간학회 학술지, 아태소화기학회 학술지와 비교해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더 높은 지수를 얻었다는 것은 대한간학회 영문 학술지가 명실상부한 국제학술지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향후 석학들의 심도 있는 연구논문과 최신 지견들이 발표되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동영상과 카드뉴스 활용, 대국민 홍보 박차

대한간학회는 ‘The Liver Week 2021’ 개최에 맞춰 대국민 간질환 인식 개선을 위한 영상 시리즈 ‘사소하지만, 진료실에서 물어볼 수 없었던 진짜 궁금한 간 이야기, 간 건강 TMI(Too Much Information)’를 공개했다.<br>
대한간학회는 The Liver Week 2021 개최에 맞춰 대국민 간질환 인식 개선을 위한 영상 시리즈 ‘사소하지만, 진료실에서 물어볼 수 없었던 진짜 궁금한 간 이야기, 간 건강 TMI(Too Much Information)’를 공개했다.

더불어 학회는 수 년 동안 다양한 간질환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라디오 캠페인이나 지상파 방송매체들을 통해 간질환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왔고, 근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온라인 동영상 홍보와 카드뉴스 제공과 같은 변화된 방법들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간 건강을 위해 ABC 간염을 확인하세요라는 주제로 A,B,C형 간염에 대한 영상을 제작했다.

올해에는 사소하지만, 진료실에서 물어볼 수 없었던 진짜 궁금한 간 이야기, 간 건강 TMI’라는 테마를 간상식, 바이러스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 술과 간의 상관관계라는 소주제로 4편의 유튜브 영상을 제작, 배포함으로써 일반인들의 시선에 맞추어 궁금증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고자 했다.

앞으로도 전 국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홍보방법들을 활용해 국민들이 간염을 비롯한 간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C형간염 조기진단 위해 국가검진사업 포함 필요

간학회는 지난해 ‘간 건강을 위해 ABC 간염을 확인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홍보를 진행했다.
학회는 지난해 ‘간 건강을 위해 ABC 간염을 확인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홍보를 진행했다.

한편 국내 간질환의 상당 부분을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이 차지하고 있다. 바이러스 간염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한 국민건강과 사회경제적 손실 등에 대한 인식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바이러스 간염에 대한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미흡한 상황이다.

김동준 회장은 질병관리청과 같은 정부조직 내에 바이러스 간염 및 간질환을 총괄하는 부서가 통합돼 조직된다면 보다 체계적인 간질환 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C형간염 조기 진단을 위해 검사를 한시적으로 국가검진사업에 포함시키는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음주와 비만에 의한 간질환과 사회경제적 손실의 증가를 막을 수 있는 전 국가적인, 전 사회적인 통합적 노력이 꼭 필요하다이를 위한 기본법 제정과 여러 부처와 관련 단체의 노력을 조정하고 지원하는 기구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간염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환자들을 도와 자신의 병을 알 수 있게 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검사 제도와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며, 간염이 왜 중요한 건강 문제인지를 홍보하고 교육하는 의료진들의 노력 또한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동준 회장은 의료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제 대부분의 간질환은 더 이상 불치의 질환이 아니며 여러 다양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묵의 장기라는 특성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발현되는 간질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제대로 알고 정확히 알아 제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를 위해서는 학회뿐 아니라 환자를 포함한 국민, 정부와 국회, 언론의 노력이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