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교수 “개복수술 대비 만족도 뒤지지 않아…로봇팔 수 줄인 경제 효과도 확인”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자궁 내 공간을 덮고 있는 자궁내막에서 발생하는 암을 뜻하는 자궁내막암. 국내 환자는 20121734명에서 2016년 기준 14452명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춰 최근 자궁내막암 수술의 표준은 개복수술에서 로봇수술을 비롯한 최소침습수술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재원기간 단축 등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널리 알려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로봇수술은 여전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영역으로 남아있다.

여성암 로봇수술 권위자인 김영태 대한부인종양학회장(사진·연대세브란스병원)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 치료성적을 가지고 있는데 로봇수술의 임상적 가치와 역할이 컸다환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필요가 있으며, 자궁내막암을 비롯해 많은 환자들이 로봇으로 성공적인 수술을 받고 있는 질환을 위주로 급여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로 그는 20121월부터 201612월까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인구 기반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해 총 5065(로봇수술 315, 복강경수술 3248, 개복수술 1503)의 자궁내막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때 입원과 수술 후 합병증 및 비용은 개복수술보다 로봇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서 더 유리했으며, 5년 생존율에서는 개복수술보다 로봇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서 유의하게 더 긴 것으로 확인된바 있다(로봇수술 94.8%, 복강경수술 91.9%, 개복수술 86.9%).

또한 김 회장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2년 동안 자궁내막암으로 개복 수술 환자군 218, 로봇 수술 환자군 205명으로 총 423명의 대규모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자궁내막암 수술에서 3개의 로봇팔을 이용한 로봇 수술과 개복 수술 결과를 비교한 연구 논문도 제시했다.

5년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 로봇 수술 92%, 개복 수술 91%로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무병생존 기간 또한 로봇 수술 89%, 개복 수술 86%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출혈량(EBL)은 로봇 수술 환자군 보다 개복 수술 환자군이 높았으며 수혈 횟수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영태 회장은 로봇팔의 사용 개수에 따른 수술의 경제적 비용을 비교했을 때, 4개의 로봇팔 보다 로봇팔 3개를 사용할 때 500달러 가량의 비용이 절감됐다통증이나 만족도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케어를 앞세운 이번 정부에서도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험 단계로 들어오는 결실을 맺지는 못하고 있다점점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 같은데 급여 혜택을 누리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일본처럼 체계화된 우리의 의료보험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로봇 수술 교육 효과적 지원 시뮬레이터 '심나우' 등장 환영"

한편 김영태 회장은 로봇수술이 가지고 있는 러닝 커브를 인정하는 동시에 후배들의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체계적인 로봇 수술 기술 교육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인 심나우(SimNow)’의 등장을 반겼다.

한 번의 연습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는데 시뮬레이터의 등장으로 평가를 정량화하고 3차원적 분석을 할 수 있게 됐으며, 데이터를 활용해 원활한 수련 과정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빈치 로봇수술기의 개발사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외과의를 비롯한 모든 수술 스텝들이 표준화된 환경에서 더 효율적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스킬 연수부터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기대되는 기술적인 발전 방향을 묻는 질문에서 김 회장은 현재 복강경수술은 5mm까지 기구가 개발이 됐지만, 다빈치는 아직 8mm~12mm 수준인데 좀 더 작은 직경으로 구현되는 수술기가 개발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며 흉터는 물론 수술 후 통증이 적어지고 회복이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영태 회장은 초기 자궁내막암에 대해서는 암 치료와 함께 분만도 할 수 있는 시대이고 절망하실 필요가 없다멋진 음악으로 세계를 호령하는 방탄소년단(BTS)처럼 혁신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로봇수술을 누구보다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OECD에서 손꼽히는 실적을 내고 있는 우리 의료진을 믿고 병원을 찾아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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