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이영기 투석이사 “수가 청구 전산 과정 간편화, 입원 환자 수가 적용 필요”
박스터 디지털 관리 플랫폼 ‘셰어소스’와 자동복막투석 기술 발전, 자가 치료 믿음 향상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복막투석은 집에서 환자 스스로 투석을 시행하고 한, 두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한다. 때문에 투석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즉시 의료진이 도와주거나 해결하기가 어렵다. 또한 혈액투석 환자보다 병원 방문 횟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의료진으로부터 전반적인 치료와 관리를 자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스트레스나 심적 부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이 자유롭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환자들의 복막투석 관심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보건복지부에서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재택 환자들의 의료적 욕구에 대응하고, 재택관리 환자에 대한 관리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복막투석 환자에서도 재택관리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54개 의료기관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시범사업 기간은 201912월부터 202211월까지로 3년이다.

벌써 시범사업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실제 참여 의료진에 반응과 과제는 무엇일까? 대한신장학회 이영기 투석이사<사진·한림의대>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목표는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피드백을 제공해서 질환이 악화되거나 입원을 하는 상황을 막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가 관리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하고 전화나 문자메시지 그리고 전송되는 정보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등 환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서비스 제공에 대해서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공동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도 주목받고 있는데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투석 방법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제공해, 환자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상담이다. 이를 통해서 복막투석 환자들이 집에서도 충분히 안전하고 건강한 투석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핵심이다.

치료 현장에서 겪은 환자들의 반응을 물은 질문에서 그는 강남성심병원의 사례를 예로 들며 복막투석 환자 중 약 90% 이상의 환자가 동의해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젊은 환자들 중에는 전화 상담이 번거롭다’ ‘불편하다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고령층의 반응은 굉장히 좋고 새로 복막투석을 시작하는 환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반면에 투석 치료를 계속 해오던 환자들의 반응은 신규 환자보다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기존에 복막투석을 진행하던 환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좀 더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에는 여러 교육 콘텐츠가 있는데 복막염 등 합병증 발생 시 대처 방법과 같은 교육이 특히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은 고무적이며, 아직 시범 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참여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나중에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범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는 투석 환자 관리 기술의 발전도 주효했다. 대표적으로 복막투석 환자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박스터의 디지털 관리 플랫폼 셰어소스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영기 이사는 현재 많은 기관에서 셰어소스를 이용해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의료진이 원격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해 문제가 생긴 경우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복막투석 환자의 입원이나 질환 악화로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 및 치료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기에 최근 자동복막투석도 늘어나고 있다자는 동안 투석이 이뤄지기 때문에 경제활동이나 사회활동이 많은 환자들과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셰어소스를 통해 투석 과정서 일어나는 문제를 의료진이 직접 모니터링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복막투석을 수월하게 할 수 있고, 환자분들도 자가 치료 환경에 대한 믿음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의사결정' 다른 교육 상담과 성격 달라, 별도 수가 분리 필요"

한편 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어려움과 본 사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지원에 대해서 전산 처리 과정의 간편화와 입원 복막투석 환자들을 위한 수가 적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먼저 이 이사는 심평원의 시범 사업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해 수가를 청구하는 전산 처리 과정이 더 간편화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심평원의 요양기관 업무 포털이라는 사이트에 환자를 사전등록 하고 환자 모니터링이나 교육 상담 이력을 입력해 수가를 청구하게 돼 있는데, 병원 내 의무 기록 전산 정보와 심평원의 정보화 시스템이 연동돼 있지 않아서 같은 정보를 이중으로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클 수 있다는 것.

또한 교육 상담 수가 적용이 외래 환자만 되고 있는데, 입원한 복막투석 환자들에 대해서도 수가 적용이 필요하다특히 처음으로 복막투석을 시작해 입원한 환자들의 경우, 다양한 정보 제공하고 교육 상담이 필요한데 입원 환자들은 수가 적용을 받을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공동의사결정 같은 경우도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교육 상담에 포함돼 있지만 다른 교육 상담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수가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과 함께 현재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현재 환자 교육이 이뤄지지는 못하지만 화상이나 전화를 통한 비대면 교육 수가가 인정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집에서 투석을 진행하는 복막투석 환자들도 충분히 안전하고 건강한 투석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될 것 같다현재는 소수 기관만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해당 기관에서 투석 받는 일부 환자들만 혜택을 받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본 사업으로 확장해서 국내 모든 복막투석 환자들이 집에서 스스로 투석 치료를 원활하게 받으면서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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