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현 다발성경화증협회장, ‘합병증 따른 질환은 산정특례대상서 제외’
대다수 질환별 재활치료, 비보험…경제적 어려움으로 한계 부딪혀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5월 마지막 수요일은 다발성경화증국제협회(MSIF)와 세계다발성경화증 각국 협회들이 공동으로 정한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World MS Day)’이다. 이날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67개국 이상의 나라가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진행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의학적 내용의 전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삶과 관련해 환자들이 겪는 편견, 시선 등의 어려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상인의 삶과 동등한 지위를 누리는 환자들의 미래상을 그리는 활동도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가 이 같은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협회는 매년 1박2일의 캠프와 세미나, 송년모임, 의료비 지원식, 지부모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은 유지현 다발성경화증협회장을 만나 환우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협회가 하는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유지현 회장은 “다발성경화증의 질환특성상 장기간 투병생활을 하는 환자들이 많고 이런 상황에서 의료비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며 “다발성경화증은 산정특례대상에 해당되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이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환자의 부담이 큰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모르지만 장기 투병으로 인한 보행장애, 대소변장애, 정신장애, 우울증 등 수많은 후유증과 합병증을 앓게 된다”면서 “문제는 다발성경화증을 제외한 합병증으로 인한 다양한 질환은 산정특례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아 환자들의 어려움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재활치료에서도 환자들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 유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다발성경화증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면서 장애가 점점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며 “장애가 오니까 재활을 받아야 하는데 정형외과적인 재활은 회복이 되지만 신경과적인 재활은 회복까지의 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회복이라는 의미도 어느 정도의 완화를 의미하며 정상적인 수준까지는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활은 장기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될 수 밖에 없다”면서 “질환별로 보험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점은 재활이 필수적인 환자들에게 치료를 하기 어려운 환경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협회는 매년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구상하고 진행해오고 있다.

유 회장은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환자들이 환우회 행사 등에 참여해 외로움과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마다 환우들을 위한 행사를 개최해왔으며 올해도 오는 29일 ‘다발성경화증 치료 및 관리’의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환우들을 위한 건강프로그램도 마련해 재활운동 프로그램과 원예치료 등도 준비 중이다”며 “가까운 동료나 나에게 도움된 의료진, 정부, 사회단체 등을 칭찬하는 칭찬릴레이도 지부별로 참여해 동영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다발성경화증 등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다발성경화증국제협회의 주제가 커넥션(connection)이다. 환자와 환자와의 연결도 있지만 정부와 의료기관 또는 제약사와의 연결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자는 것”이라며 “정부와 기관들이 이런 희귀질환이라는 질병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관심을 통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질환에 대한 사회적 보장도 넓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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