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 지자체의 기존 복지 사업 백화점식 모으는데 그쳐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가 최근 '통합 돌봄에서 의사의 역할' 정책현안분석 8호를 발간했다.

2019년 6월 전국적으로 지역 자율형 통합 돌봄 모형을 만들기 위해 16개 지자체(국비와 지방비를 1대1 매칭한 예산으로 선도사업을 실시할 8개 지자체와 지방비 예산 100%로 선도사업을 실시할 8개 지자체)가 선도사업을 시작하였으나, 많은 세금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편적이고 분절적인 서비스 제공이라는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통합 돌봄의 핵심 취지는 사라진 채, 사실상 명분만 남은 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다.

선도사업에 선정된 지자체들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단순히 지자체의 기존 복지 사업을 백화점식으로 모으는데 그치고 있으며, 프로그램 집행기관, 지원대상 역시 기존의 서비스 제공방식과 차이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상은 선도사업 지자체의 복지 사업 가용 예산만 늘어난 형국으로 선도사업을 수행하지 않는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은 다 직종간 연계와 협력, 다양한 자원과 서비스를 활용한 효과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역케어회의가 필수이다. 통합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대부분이 복합적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신체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지식을 기반으로 총 지휘자 역할을 수행해야 할 의사 인력 없이 지자체 담당공무원과 민간 복지 인력만 지역케어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통합 돌봄의 핵심인 연계와 협력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고 단순히 돌봄 대상자의 욕구 조사를 수행하여 분절적이고 단편적인 서비스만 제공되고 있다.

복지 선진국으로 알려진 11개 고소득 국가에서는 환자가 타 임상 전문의 및 의료시설, 전문의, 의료 및 사회복지 서비스, 기타 지역 사회 제공자로부터 필요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조정하는 데 의사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법령을 제정하여 의사가 돌봄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의료ㆍ복지 서비스에 대한 계획 수립 및 우선순위 설정 등의 조정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는 가정의사(Huisarts), 일본은 ‘종합진료의사(総合診療医)’가 환자의 돌봄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필요한 의료ㆍ복지 서비스를 조정하는 지휘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영인 연구원은 “지역사회 통합 돌봄이 목적에 맞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가 주로 진료를 받는 ‘일차 진료 의사의 의견서’를 기반으로, 돌봄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의료ㆍ복지 서비스에 대한 계획 수립 및 우선순위 설정 등의 총 지위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의사를 중심으로 한 통합 돌봄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