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자외선과 관련 없는 흑색종 다수 발생…항암제 개발 이후 5년 생존율 50% 이상 증가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박지현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사진)는 최근 “악성 흑색종은 치명적인 피부암이지만 낮은 발생빈도로 오랫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고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도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악성 흑색종에서 가장 처음 개발되면서 큰 치료적 발전을 이룬 암종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악성 흑색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점이 있는 경우 피부암을 걱정해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점이 악성 흑색종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점의 크기가 갑자기 커지거나 모양이 불규칙하고 비대칭적으로 변한 경우, 점의 색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 통증 및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치료 방법은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국소적인 병변은 광범위한 완전 절제를 시행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원격전이가 있거나 병기가 4기로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전신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현재는 유전학적인 진단기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악성 흑색종의 다양한 유전자 변이(BRAF, NRAS, NTRK 등)가 확인됐으며 악성 흑색종 환자가 해당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이에 맞는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암 유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으면 면역관문억제제로 일컬어지는 면역항암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특히, 옵디보와 여보이 두 면역항암제를 병합해 사용하는 경우 과거 20% 미만이었던 악성 흑색종의 5년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크게 좋아졌다.

악성 흑색종은 특정 유전자적 결함 또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멜라닌 생성 세포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한 가지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서양인, 특히 백인종에서 발생빈도가 가장 높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다.

한국인의 경우 손, 발바닥, 발톱 등과 같은 신체의 말단에서 생성되며 자외선 노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말단흑색점 흑색종(Acral Melanoma) 유형이 많이 발생한다.

박지현 교수는 “4기 악성 흑색종 환자분들이라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표준 면역항암제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더 나아가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환자분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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