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장과 겸임…내부에서조차 '두 마리 토끼, 도저히 잡지 못해'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백신 접종 계획을 총괄 수립하는 수장으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임명된다. 일각에서는 중앙방역대책본부장과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의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적극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으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사진)을 임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안정적인 접종 추진 기반 마련을 위해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범부처 협업을 통한 신속 대응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문제는 정은경 청장이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라는 점이다. 정은경 청장은 코로나 3차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하고 신속한 접종까지 총괄 담당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만약 정은경 청장이 ‘이름만’ 추진단장으로 올린다 하더라도 문제다. 매일 방역대응 회의를 진행함과 동시에 예방접종 계획 수립 회의까지 속속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다. 형식상의 추진단장 임명은 대외적으로도 책임성을 의심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내부에서도 별도 팀 구성을 위해 약 50여명 정도가 따로 차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는 예방접종관리반·상황총괄반·자원관리반 3개반 9개팀 및 피해보상심사반, 전문가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백신 관련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들 대부분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업무를 위해 투입되며 그마저도 사람이 부족해 복지부에서 사무관을 따로 파견받는 상황이다. 정은경 청장뿐만 아니라 직원들까지 이중 업무로 인해 올해 예방접종 백신 수급 계획 등이 어그러질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청 내부 분위기는 걱정으로 가득차있는 상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업무가 너무 과중된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정 청장이 방역과 관련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방접종 계획까지 완전무결하게 완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정부 관계자도 “문제가 생기기 전에 방역과 예방접종 담당을 나눠야 한다”면서 “예방접종은 인력과 의료기관을 담당하고 있는 복지부가 대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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