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대상 연구서 헵시딘과 무관 큰 중분자 염증 물질 효과적 제거, 철분 지표 개선
경북대병원 조장희 교수 “ESA 부작용 최소화…빈혈 빈도 개선 등 환자 생존율까지 연장”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박스터 ‘테라노바’ 국내 환자 대상 연구 릴레이 인터뷰 ①경북대병원 조장희 교수

박스터의 혈액투석 투석막인 테라노바는 독특한 고유의 미디엄 컷 오프(medium cut-off, MCO) 방식으로 설계돼, 투석 중에 제거할 수 있는 용질의 범위를 큰 중분자 물질까지 확장함과 동시에 필수 단백질은 안전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투석막이다.

테라노바를 통한 새로운 혈액투석 방식인 확장된 혈액투석(Expended Hemodialysis, HDx) 치료는 기존 혈액투석 및 혈액투석여과(온라인 HDF) 방식과 비교해 크기가 큰 중분자 물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큰 중분자 요독물질은 투석환자의 만성염증과 연관이 있다.

또한 빈혈은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을 받는 환자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부작용 등을 고려해 철분제를 충분히 사용하면서, 조혈호르몬제(ESA)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 사용이 권고된다. 그러나 고농도의 ESA를 4~6개월 사용해도 목표 수치에 다다르지 못하는 저항성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칠곡경북대병원 임정훈, 경북대병원 조장희 교수팀의 연구를 통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테라노바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ESA 저항성 개선 및 큰 중분자 물질 제거 효율 향상 효과가 확인돼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연구팀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연구의 성과와 임상에서의 활용도, 도출된 다양한 제시점들을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ESA 저항성 개선 및 큰 중분자 물질 제거 효율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 테라노바를 통한 HDx는 ESA 저항성을 개선을 통해 사용량을 줄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빈혈 빈도가 개선되는 등 결국은 환자 생존율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혈액투석 환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경북대병원 조장희 교수<사진>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중분자 염증 물질(TNF-α)이 테라노바를 이용한 투석을 통해 효과적으로 제거됐으며, 이로 인해 철분 조절 호르몬(Hepcidin, 헵시딘)의 농도와 상관없이 철분 대사 지표(Iron, TSAT)들이 개선됨으로써 ESA 저항성 개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혈액투석 환자 50명(테라노바 HDx 사용군 25명, 고유량 혈액투석 사용군 2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차 평가변수는 ESA 저항성 개선 지표(Erythropoietin Resistance Index, ERI)의 베이스라인과 12주차의 변화 비교였다.

연구 결과 테라노바군은 12주차에 대조군 대비 ESA 사용량, 체중에 따라 조절한 ESA 사용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SA 저항성 개선 지표 역시 테라노바군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테라노바는 대표적인 큰 중분자 염증물질인 TNF-α(종양괴사인자- α)제거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12주 차에서 테라노바군의 TNF-α 수치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개선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국내 의료진이 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과 일반적으로 투석환자의 ESA 저항성과 연관을 보이는 헵시딘과는 무관하게 테라노바의 사용이 큰 중분자 염증 물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철분 대사 지표들이 개선되고, 이를 통한 ESA 저항성 개선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조 교수는 “다만 등록된 환자 수가 충분히 많지 않고 기간이 길지 않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이후 장기적이고 잘 설계된 대규모 임상 연구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테라노바'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 효과적 제거 특장점

한편 ESA 저항성 외에 테라노바가 환자와 의료진에게 줄 수 있는 이점을 묻는 질문에서 그는 “테라노바 투석막을 통한 HDx는 알부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HD나 혈액투석여과로는 잘 제거되지 않는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주목했다.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이 체내에 축적되면 감염이나 염증, 심혈관계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 위험율을 높일 수 있다. 테라노바는 이러한 큰 중분자 요독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또한 혈액투석 환자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하지불안증후군, 가려움증 등 환자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증상 개선에도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박스터 테라노바 제품 이미지

실제 조장희 교수가 국내 혈액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테라노바를 이용한 혈액투석 12주차에 신체기능 점수 및 신체 역할 점수가 기존 고유량 혈액투석 환자군보다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보였다. 또한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 장애 빈도 및 평균 통증 진단 척도 점수도 낮게 나타나는 등 환자 삶의 질 지표를 나타내는 증상이 개선된 것을 증명했다.

혈액투석여과 역시 중분자 물질 제거가 가능하나 HDF 전용 모니터나 정수시설 등에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반면 테라노바는 별도의 장비나 시스템 교체없이 병원에서 보유중인 기존 혈액투석 시설 및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혈액투석 기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

“투석 치료 진행 과정도 환자 중심적인 투석 치료 필요"

조 교수는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 치료는 특정 환자군에 제한 없이 거의 모든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고, 높은 혈류 속도가 필요한 혈액투석 여과치료를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며 “따라서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이번 연구 결과가 환자와 의료진이 투석법을 함께 고민하고 선택하는 공유의사결정에 활용할 여지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조장희 교수는 “공유의사결정은 환자들이 처음 투석법 선택과 관련이 있지만, 투석 치료를 진행하면서 지속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상담을 통해 빈혈이나 가려움증 등 다른 증상이 심각할 경우 HDx 치료를 권유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투석 시작 단계 뿐만 아니라 치료 진행 과정에서도 환자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의학적 여건에 맞는 환자 중심적인 투석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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