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적임-의료 현안 해결 원만한 협상력 등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청와대의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정에는 코로나19 대응 적임자라는 판단 속에 부처 직원부터 국회, 의료계까지 더불어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평가된다.

권덕철 복지부장관 내정자

앞으로 권덕철 후보자는 장관 취임 후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면서 의료계와의 갈등 봉합 등 부처가 접해있는 각계각층과 관계 개선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메르스 지휘 경험…코로나19 사령관 교체 리스크 적어

지난 4일 청와대의 개각 인사에 포함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15년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지역사회를 강타했을 당시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을 맡아 실무진을 이끈바 있다. 당시 메르스는 국내에서 해외유입감염병의 지역 확산에 대한 대응전략체계가 완벽하지 않았던 상황으로, 그때 권 후보자 손에서 만들어졌던 대응전략들은 현재 코로나19 대응에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점은 청와대에서도 코로나19 상황서 사령탑을 교체하는 부담감을 덜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장관 후보자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은 모두 감염병 확산에 따른 국가적 재난상황 통솔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이와 관련,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또한 “(권덕철 후보자는) 오랜 정책 경험과 외유내강의 리더십을 통해서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건강과 일상을 안전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 후보자가 복지부 차관까지 역임하면서 신속히 업무 파악을 마칠 수 있다는 점도 후보자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복지부 관계자들이 이전까지 장관 교체설을 접한 후 보여준 반응은 ‘새로운 장관에 대한 업무 보고 중압감’이었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어떤 사람이 오더라도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장관 교체에 따른 업무 보고 자체가 현 상황에선 실무자들에게 큰 짐”이라고 토로했다.

말실수 적고 여야·의료계 모두 관계 형성 ‘양호’

일각에서는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중시하는 권 후보자의 성향도 높이 평가됐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한다. 말실수가 적고 국회와 의료계 등 복지부와 접하고 있는 각계각층과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의사 출신 장관’을 계속 요구해왔던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권 후보자 지명에 대해 반대 의사보다는 협치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의협은 7일 입장문을 통해 “권 후보자는 정통 관료로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보건의료 분야에 오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의료계와는 지난 2014년 원격의료 저지를 위한 투쟁 당시 보건복지부 대표로서 대한의사협회와의 협상과 소통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고 평했다.

특히 의협은 “정부가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의료계와 큰 갈등을 빚었던 한 해가 저무는 이 시점에서 신임 장관의 임명이 새로운 의정 관계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회 또한 권 후보자와의 관계가 양호한 편이다. 국회 관계자는 “권 후보자가 차관에서 물러난 이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 복지위 위원들을 찾아와 인사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에도 권 후보자가 상호간 신뢰가 높고 진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국회와 부처와의 관계는 각종 정책의 추진 여부가 갈릴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권 후보자의 원만한 대(對)국회 관계 정립은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사기 저하된 조직 다독이는 리더십

권 후보자 지명은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탈진한 복지부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권위적이지 않고, 직원을 아우르는 리더십이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는 권 후보자는 빠르게 부처 조직 안정화를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1년 가까이 코로나19 대응에 매진했던 복지부 직원들의 사기는 상당히 저하돼있는 상황이다. 과중한 업무로 인해 복지부 직원들의 병가 인원이 늘어나고 있고, 중앙사고수습본부 겸임 업무를 맡고 있는 중간관리직들의 피로도 또한 극에 달해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 중앙사고수숩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업무를 다른 곳으로 이관하거나 조정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이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복지부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있는 권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내부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 타부처와의 업무 조정을 수월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게 부처 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권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통해 “그동안 복지부를 근무하며 쌓아온 모든 경험과 역량을 다해 관계부처, 보건의료계 등과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상황을 안정화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공의료 역량을 강화하고 소득, 돌봄 안전망 등을 더욱 탄탄히 해 국민의 생명과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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