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투자 저하 가운데 대기업 중심 ‘자금 마련’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의료기 업계에서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저조했던 M&A 붐을 촉발할 전망이다.

EY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1년 동안 의료기 업계의 M&A 거래 가치 규모는 27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이는 100억달러 이상 규모의 거래가 전무했고 그 이하 소규모 인수도 41% 하락한 탓이며 따라서 동기간 평균 거래 규모도 1억6700만달러로 64% 급감했다.

아울러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의료기 매출은 6.3% 성장한 4070억달러를 기록한데 비해 올 상반기 미국에서 연간 매출 5억달러 이상의 의료기 업체 중 대부분 매출 5% 하락을 겪었다고 EY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상반기까지 1년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IPO는 32억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나 그 중 3건이 전체의 85%를 차지했으며 총 건수도 14건으로 저조했고 동기간 벤처 캐피탈 펀딩 역시 22% 하락했다.

반면, 동기간 의료기 업계의 자금조달 수준은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570억달러에 육박했으며 그 중 40%가 낮은 이자율에 힘입어 부채를 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이 자금을 갖춘 대규모 의료기 업체를 중심으로 자금조달이나 매출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 대해 M&A에 나설 것이라고 EY는 예측했다.

실제로 올 하반기에 들어서며 굵직한 M&A가 연이어 발표됐는데 대표적 사례로 텔라닥이 디지털 헬스 업체 리본고를 185억달러에 사들였고, 지멘스 헬시니어스도 방사선 업체 배리언 메디컬 시스템을 16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멘스는 연초에도 인수를 제안했으나 퇴짜를 맞은 끝에 배리언이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한 뒤에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루미나도 액상생검 업체 그레일을 80억달러에 취득했다.

한편, 2019년 의료기 업체의 R&D 지출은 11.5%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혁신 및 시장 반등이 기대된다고 EY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EY는 미국 의료기협회 어드바메드와 개최한 의료기 CEO 모임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난 기존 공급 체인 모델의 한계가 지적돼 장기적으로 공급체인 운영에 투명성과 탄력성을 구축할 필요성이 강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일부 제조 능력을 다시 미국이나 유럽으로 되돌릴 필요성도 지적됐다.

더불어 의료에서 가상 디지털 사업 모델이 전례 없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충격을 딛고 일어설 희망으로 주목됐다. 따라서 소비자 및 경쟁업체 등과 더욱 협력을 강화하며 데이터 및 관련 기술을 구축하는데 성장의 열쇠가 있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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