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개원가 중고등생 학부모들 문의 빗발……변경된 일정에 어르신 헛걸음까지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하 NIP)이 지난 13일부터 재개된 가운데 아직까지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지정 의료기관인 일선 개원가에 내원한 환자들이 백신의 안전성을 두고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은 유통상의 문제로 잠정 중단됐던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을 지난 13일 만 13세~18세 대상(중고등학생연령)을 시작으로 오는 19일부터 만70세 이상, 26일부터 만62∼69세 이상 어르신에게 실시한다.

문제는 사업이 재개된 첫날부터 일선 개원가에서는 곡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변경된 접종 일정이나 백신의 안전성을 두고 각종 문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내과를 운영 중인 A개원의는 “학생 접종을 위해 함께 내원한 부모들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질의가 많았다”며 “정부에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향후 만약이라도 백신에 이상이 있어 그 책임을 떠안아야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내과 개원의는 “오전 내내 어르신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는데 미리 접종해달라고 때쓰는 경우도 있었다”며 “게다가 문의 없이 내원해 헛걸음하는 어르신도 굉장히 많아 원내가 굉장히 혼잡했다”고 언급했다.

백신 공급에도 아직까지 일부 차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에서 상온 백신 등 유통 과정상의 문제로 수거하거나 공급을 중단해 지방자치단체별로 공급받은 백신 물량이 제각각 다른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보건소에서는 아직까지 13~18세 백신이 공급되지 않은 의료기관에 앞서 공급된 노인 백신을 먼저 투약하라고 권고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정부에서는 어르신 사업 재개 전인 16일까지 모든 물량을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 공급 완료한다고 밝혔지만 개원가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소아청소년과 A개원의는 “지속적으로 NIP 일정이 변경되는 상황에서 16일까지 모든 물량이 공급될지 의문”이라며 “게다가 백신 상태에 대한 환자들의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의료기관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결국 정부에서 실수한 부분을 의사들이 모든 것은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백신에 대한 가격, 공급, 콜드체인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원의들은 이번 NIP 유통과정상의 문제점으로 △싼값으로만 백신을 공급하려는 정부 △현장과 무관한 위원들이 포함된 예방접종심의위원회 구성 △미흡한 콜드체인 개념과 철저하지 못한 운송자 교육 등을 손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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